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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경 변호사 • 사단법인 크레도 공동대표
    *이 글은 지난 11월 25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찬반 토론회에서 반대측 토론자로 참석한 이은경 변호사의 토론문입니다.


    토론회가 열린 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우리나라가 인권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평등법(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근본적으로 전체주의적인 시각으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종교 등 사회 각 분야에서의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법입니다. 아래 토론문의 내용을 통해 평등법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가져 올 재앙적 결과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시길 바랍니다. - 편집자 주

    1. 개요


    이 법안은 헌법의 근본이념인 자유와 평등 중 자유 영역을 평등 영역으로 급격하게 옮기는 법입니다. 평등법의 제정은 ‘헌법개정의지’의 발동으로 볼 정도로 ‘급진적, 혁명적’인 문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국민에게 ‘모든 영역의 차별금지의무’를 부과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가치규범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법’이므로, 실은 헌법 이슈입니다. 이에 대하여 첫째, 현행법 체계상 문제점, 둘째, 헌법상 여성지위와의 충돌문제, 셋째, 공론화 요건과 국민의 알권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 현행법 체계상 문제점


    우선 법안 구성 체제는 차별 ‘개념’이 명료치 않고, ‘사유’는 논란이 많고, ‘영역’은 광범위하며, ‘구제’는 갈등과 투쟁 사회로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1) 개념부터 살펴 보면, “직, 간접 차별 외에 괴롭힘, 성희롱, 차별표시·조장 광고”까지 포함한 것은, 개인 간의 소통이나 SNS 등을 규제할 수 있어 표현의 자유를 억업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과 반대’에도 쉽게 혐오 프레임을 씌울 수 있습니다. 또한 분리·구별·제한·배제 같은 차별개념이 추상적이라, 이것을 정의하는 기관에 ‘권력’이 독점되게 됩니다. 그들이 정해주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차별개념은 점진적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형성되는데, 이 판단 권한을 ‘국민’이 ‘국가’에 통째로 넘겨주는 것이 평등법 또는 차별금지 법안입니다. 국가의 후견적, 보호자적 입장이란 미명으로 말입니다. 국가는 우월하고 국민은 열등하다는 발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권력은 비대해지고 피후견인인 국민은 의존적, 피동적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2)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인권위나 법원이 새로운 사회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차별사유”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내가 이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차별에 해당합니까?’하고 국가기관에 질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특히 ‘분류하기 어려운 성’을 도입한 것은 혼인을 1남 1녀의 결합으로 묶어둘 것인지 아니면 더 다양한 혼인과 가족 형태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도 바로 수면 위에 떠오르게 만들 것입니다. “가족형태나 상황”에 있어서도 최근 여가부가 혼인, 입양, 혈연 외의 동거형태도 가족으로 편입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인과 더불어 가족의 정의를 바꾸는 것은 삶의 양식이 전면적으로 바뀌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유전정보 등 신체조건” 부분은 초등용 교사지침서에 이미 ‘필요한 유전자들을 결합시키는 세 부모 가족’을 다양성의 예시로 들고 있는 만큼, 생명윤리 이슈도 맞물려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문제입니다.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은 혹여 이단종파나 주체사상 등에 대한 비판도 차별로 볼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난제가 많습니다. 정치나 사상의 토대인 종교적, 도덕적 논의까지 ‘차별에 해당하면 어떡하나?’하는 압박감을 준다면, ‘입 막이 법’이 될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국가의 사상 통제수단으로 쓰일 우려도 불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적지향” 등도 동성애 등 ‘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행위자’에 대한 비난으로 치부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찬성 측 토론자로 나오신 박종운 변호사는 “동성애가 신앙적으로는 죄라고 선포하면서도 그분들을 껴안고 사랑으로 녹여내기를 소망한다”고 하셨는데, 행위와 행위자를 구분하는 이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행위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판단 자체를 법으로 강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신앙적 사랑의 실천 문제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학력”의 차별에 대한 부분도 매우 애매합니다. 예컨대, 대졸자 공채를 없애라는 말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해외 입법례도 드문 “고용형태”를 차별 금지 사유의 하나로 포함시킨 것은 법의 취지와 달리 결과적으로 취업대란이 일어나게 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3) 이 법안은 ‘공백없는 평등보호’란 미명으로 모든 영역으로 차별금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종전에 자유롭게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던 행위들이 대폭 금지되는 것입니다. 이는 사적 자치는 물론, 양심과 종교, 학문과 예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줄어들고, 직업의 자유는 물론, 재산권과 경영권에 대한 제약도 커짐을 의미합니다. 대신 국가의 개입과 규율권한은 대폭 강화되는 것입니다. 특히 ‘종교’의 영역에서의 차별금지는 예배, 미사, 법회 같은 내적 활동이 아니라, 사회에 나와 국민을 대상으로 고용, 교육 등 무엇인가를 할 때마다 적용되니, 종교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없습니다. 이 법은 예배당과 사찰 안으로만 종교를 가둬놓으려는 궤변에 다름없습니다. ‘교육 영역’은 국가나 지자체에, 차별시정 및 평등문화 확산의무까지 부과하고 있는데 (안 9조 4항), 국가가 특정 가치관을 확정해 놓고 이것과 다른 것은 차별이라고 못 박을 경우, 자녀들이 세뇌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3의 성’의 도입은 기존 성교육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10대 성전환 희망자들이 폭증하고, 성전환 반대를 이유로 양육권이 문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소송지원(안 34조), 차별시정명령(안 35조) 등을 도입하고, 특히 손해액 추정, 징벌적 배상까지 인정하는 “차별구제”는 정말 문제입니다. 누군가가 차별을 받았다며 의도적으로 진정해버리면, 기존 제도보다 강력한 구제수단을 주기 때문에 가해자로 지목당한 사람은 엄청난 불이익을 받습니다. 예컨대, n번방 같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검찰이 범죄사실을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데, 성희롱 같은 차별 피해자들에겐, 입증책임까지 경감해 오히려 상대방이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야 합니다. 아이러니한 평등권 침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신념이 확고한 사람들에겐 ‘전재산 몰수법’일 수도 있습니다. 혹여 소송사태라도 당할 경우,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인권위는 이 징벌배상이 처벌이 아니라 억제에 주안점이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하지 말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그 유명한 연설을 알고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이나 사상을 통제하는 것은 지금까지 인류가 목숨을 걸고 저항해 온 일입니다.

    3. 헌법 상 여성지위와의 충돌문제


    헌법은 ‘양성평등을 기초로 한 혼인과 가족생활(36조 1항), 근로영역의 여성차별 금지(32조 4항), 여성 복지, 권익 향상을 위한 국가 노력의무를 명시하고 있는데(34조 3항), ‘제3의 성’ 도입은 이러한 헌법상 여성권리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평등법 또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남녀의 2분법적 성별 구분을 없애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우리 헌법과 민법은 양성(兩性), 부부(夫婦), 남편과 아내, 부모(父母)라는 성구별적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것을 모두 바꾸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남녀 구별없애기, 그리니까 성차 지우기는 ‘모성적 속성에 대한 평가절하’다, ‘여성성의 새로운 비하’다, ‘여성인권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다’ 란 비판이 많습니다. 사람을 성적으로 불특정한 주체라고 정의할 경우 기존에 남녀 차이로 존재하던 불평등이 다른 형태로 다시 되풀이될 것이란 것입니다. 사실 동성애자 상호간도 남녀 성 역할,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다는데, 이들의 성역할에 근거한 상호 차별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헌법재판소 입장인데 말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남성 성전환자의 여성 스포츠 출전, 화장실, 목욕탕 사용 문제 등 역차별 가능성을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LA 여성목욕탕에 입장한 남성 보도는 세간에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성 비례대표, 여성 사외이사 할당 등도 재조정 대상이 될 것입니다. 오히려 공무원, 공기업과 이사회의 성소수자 할당제 등이 논의되던데, 일부러 성소수자라고 거짓말을 해서 혜택을 받으려는 오용사례도 속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법안이 본의 아니게 제3의 성을 권장하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4. 공론화 요건과 국민의 알 권리


    마지막으로, 오늘 같은 토론회도 조문검토만으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 법안대로 하려면, 각종 법 개정, 정부 및 민간 조직과 교육과정 재편 등 사회적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게 됩니다. 앞으로 모든 평등법 토론회는 정부와 민간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산출하고, 재정이 이런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지 ‘공신력 있는 보고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이것을 수반하지 않은 논의는 반쪽짜리 토론회에 불과합니다. 국민에게 법의 ‘필요성부터 실효성, 부작용, 입법 여파, 사회적 비용’ 등 모든 쟁점에 대한 알권리를 보장하여 적극적인 찬반토론을 하는 게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은 공허하고 추상적인 ‘차별논쟁’만 벌였습니다. 게다가 평등법 반대론자들은 평등의 적이며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세력인 듯 매도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다양한 견해를 짓밟는 ‘민주주의 죽이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평등법만 제정되면, 차별, 억압, 착취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 만능주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기 존재하는 구체적인 개별 법률을 잘 활용하고 굳이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면 ‘공론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차별을 불식하는 게 현명한 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01 지난 11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정책토론회 주최로 진행된 평등법(차별금지법)토론회 토론자 단체 사진
    02 토론중인이은경변호사

    사진출처 http://www.newspower.co.kr/sub_read.html?uid=5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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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LGBTQ)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차별금지법, 동성애 운동, 퀴어이론, 퀴어신학, 퀴어문화축제, 젠더교육 등이 글로벌 성혁명 운동과 사회주의 성정치 운동의 맥락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이러한 운동은 서구에서는 거대한 저항운동을 직면하면서 이제 저물고 있다. 동성애 운동, 퀴어 이론, 젠더이데올로기 그리고 차별금지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론가이자 여제사장으로도 평가되는 주디스 버틀러는 2020년 4월 “누가 젠더를 두려워하는가? (Who is Afraid of Gender?)”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서 『젠더 트러블』의 저자로서 남녀의 생물학적 성차이를 교란시키고 해체시키는 트러블메이커로 그동안 활동한 자신이 젠더이론에 대한 강력한 글로벌 저항운동에 직면해서 “트러블(곤경)”에 처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녀는 21세기 글로벌 반-젠더이데올로기(anti gender ideology movement)가 프랑스, 독일, 스위스, 헝가리 등 유럽 전역과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전역 등에서 강력하게 등장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국가페미니즘(Staatsfeminismus) 형식으로 탑다운 방식으로(사회주의적 방식으로) 강제되는 젠더교육과 젠더연구가 "자주 전체주의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주디스 버틀러는 불평한다. 주디스 버틀러는 21세기 유럽전역에 걸쳐서 젠더교육에 대한 반대하는 운동이 커져서 점차 젠더교육이 폐지되고 있다고 증언한다. 2013년 이후로 프랑스에서도 젠더교육 폐지 운동이 거세지고, 최근 헝가리에서도 젠더교육이 폐지되었고 젠더연구 중심지로 유명했던 중부유럽대학(Central European University)이 이 강력한 젠더이데올로기 비판운동과 저항운동에 직면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디스 버틀러는 말한다. 


    2019년 브라질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젠더교육을 학교 공교육에서 폐지하기로 선언했고, 이러한 흐름은 콜롬비아 등 남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주디스 버틀러는 소개했다. 차별금지법을 주장하는 주디스 버틀러는 이 강연을 통해서 그동안 레즈비언페미니즘, 퀴어이론, 젠더이데올로기의 주요이론가로서 지난 20년간 법률적 승리가 이루어졌지만, 1999년 바티칸의 가정에 관한 공식기구와 공식문서 등을 통해서 로마 가톨릭 교회와 두 교황으로부터 젠더이데올로기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라는 창조질서라는 기독교 가르침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되어 "악마적인 이데올로기"로 평가되었다고 말했다. 주디스 버틀러가 증언하고 있는 것처럼 젠더이데올로기에 대해서 로마 가톨릭 교회는 두 교황을 중심으로 글로벌한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그것은 글로벌한 정치지형에도 큰 영향을 주어서 곳곳에서 젠더교육이 폐지되기 시작했다. 젠더교육에 선봉에 섰던 북유럽 노르웨이에서도 최근 젠더교육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주디스 버틀러의 증언처럼 로마 가톨릭뿐 아니라, 복음주의 교회와 오순절 교회들도 이 젠더이데올로기에 대한 강력한 저항운동에 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와 정의당을 중심으로 마치 퀴어와 젠더, 차별금지법을 지지해야 ‘진보적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러한 사유는 21세기 유럽에서부터 퇴조하기 시작했기에, 어느 정도의 뒷북일 수 있다. 글로벌하게 거세지는 젠더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운동과 폐지운동은 21세기 유럽 전체에 걸친 사회주의(민주적 사회주의) 노선의 퇴조와 포스트모더니즘의 황혼과 연동되어 있다.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대한 차별금지법은 범기독교적(혹은 범그리스도교적인) 차원에서 21세기 글로벌하게 거세지는 반젠더이데올로기 운동과 연대하면서 저항해야 한다. 서구에서도 젠더이데올로기 20년 역사 동안 처음 10년 정도는 그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가 이후 10년부터는 글로벌한 차원에서 젠더교육을 폐지하는 방향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젠더 주류화(Gender-mainstreaming)가 대세가 아니라, 젠더교육 페지 운동이 21세기에 접어들어서 주류화되어가고 있다. 주디스 버틀러는 "퀴어 무정부주의(Queer anarchism)”를 주장하는데, 무정부주의가 결코 인류 문명의 주류가 될 수 없는 것처럼 그녀가 주장하는 무정부주의적-사회주의적 동성애 운동, 퀴어이론 그리고 젠더교육은 결코 주류화될 수 없으며 극소수 운동으로 ‘톨레랑스’의 영역에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젠더 주류화(Gender-Mainstreaming)는 결코 주류가 될 수 없으며 21세기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주디스 버틀러는 2020년 4월 강연에서 독일에서도 젠더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대운동이 거세지면서 학계에서도 이 젠더이론 자체가 “전체주의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불평했는데, 독일 학계에서의 젠더교육 비판운동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자. 동성애, 퀴어, 젠더, 차별금지법은 모두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성혁명 운동과 성정치 운동에 속하는데, 사회주의는 초기 프랑스 사회주의 운동에서 시작되었지만, 독일에 와서 완성된다. 동성애 운동, 퀴어, 젠더 등은 모두 기본적으로 독일 68 학생 문화혁명 운동,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Kritische Theorie)의 기초에 존재하는 프로이트막시즘(Freudomarxismus)으로부터 파생한 것이다. 주디스 버틀러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직에 있으며, 최근 아도르노 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주의 성정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젠더연구와 퀴어연구 폐지운동이 등장하게 되었다. 


    1990년대 주디스 버틀러의 퀴어이론과 젠더연구 등을 가장 선구자적으로 독일 대학에 정착시켰던 독일 함부르크 대학 페미니즘 교수였던 마리안네 피퍼(Marianne Pieper)는 2018년 “퀴어 연구는 어디로 가는가? 퀴어 이론과 실천의 현상황과 미래에 대하여(quo vadis queer studies? – Zur Situation und Zukunft queerer Theorie und Praxis)”라는 강의에서 최근의 독일 대학에서의 퀴어 연구와 젠더 연구의 극복과 폐지 등에 대해서 증언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가르쳤던 독일 함부르크대학에서의 젠더 연구 분야도 최근 폐지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퀴어 연구와 젠더페미니즘 분야를 폐지하는데 독일 중도우파 정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 정치인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이 여교수는 소개한다. 그리고 피퍼 교수는 "뇌과학적으로 이미 반박되고 폐기된 존 머니(John Money)의 젠더개념"을 급진페미니즘 학자들이 수용해서 젠더 연구 분야를 만들었다고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아도르노와 주디스 버틀러의 성적인 금기(동성애, 매춘, 소아성애, 근친상간) 폐지 주장 

    주디스 버틀러는 최근 아도르노 상을 받았는데, 아도르노는 프로이트막시즘과 문화막시즘을 추구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Kritische Theorie)에서 가장 주요한 철학자이자 가장 잘 알려진 학자다. 아도르노는 1967년 10월 1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교에서 오스트리아 사회주의 학생연합(Verband Sozialistischer Studenten Österreichs)의 초대로 이루어진 “성적인 금기와 오늘날의 법률(Sexualtabus und Recht heute)”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성적인 금기(Sexualtabus)를 철폐해야 하는 주장을 했다. 프랑스 초기 사회주의들에서부터 보편적 매춘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했는데, 아도르노도 매춘 금기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매춘에 대한 박해(Verfolgung der Prostitution)”에 대해서 비판하고 동성애 금기도 비판하며, 동성애를 변호했다. 마지막으로 아도르노는 이 강연에서 소아성애도 지지하는 인상을 주면서 소아들의 성욕망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전반적으로 프로이트 사상과 빌헬름 라이히의 사상이 수용된 내용이다. 아도르노는 이 강연에서 성적인 금기들을 파괴하고 이것을 형법제정 절차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아성애에 대한 아도르노의 입장은 그다지 명확하지 않지만, 성적인 금기들의 폐지를 주장하면서 "소아들의" 성욕망에 대해서도 긍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도로느의 이 강연은 이후 “섹슈얼리티와 범죄”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젠더이데올로기의 가장 중요한 이론서라 할 수 있는 『젠더 트러블: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에서 버틀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 등에 기초해서 사실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등장하는 어머니를 향한 아이의 근친상간 성욕망을 긍정하며, 나아가 근친상간 금기에 대한 폐지를 주장한다. “주디스 버틀러, 근친상간 그리고 아이의 사랑에 대한 질문”이라는 2010년 논문도 주디스 버틀러의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등장하는 근친상간 성욕망을 긍정하며 그렇기에 근친상간 금기를 폐기해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을 다루고 있다. 독일어권에서 글로벌 성혁명 운동에 대한 비판적 계몽운동의 선구자로 활동하는 가브리엘 쿠비도 버틀러가 사실상 근친상간 금기의 폐지를 주장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버틀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에 등장하는 근친상간 금기와 그녀가 새롭게 주목하는 동성애 금기 등을 성혁명적인 관점에서 해체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버틀러의 이러한 주장을 르네 지라르의 미메시스적 인류학, 지라르의 그리스 비극이해와 지라르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대한 해명에 근거해서 비판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친상간 금기와 동성애 금기를 해체하고 파괴하고 파계(transgression)하려고 하는 주디스 버틀러는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와 같은 그리스 비극에 대한 피상적 이해와 오독을 하고 있다. 이전 기고문에서 주장한 것처럼 주디스 버틀러뿐 아니라, 프로이트막시즘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자체가 그리스 비극작품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범성욕주의적 오독에 기초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이라는 초석 위에 세워진 사상누각이다. 21세기에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학문적 분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정립된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하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초석인 동시에 아킬레스건이다.

     

    버틀러는 이성애 친족구조, 재생산, 근친상간 금기, 동성애 금기 등 인류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금기‘를 프로이트막시즘에서 파생된 젠더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해체하고 전복하려고 한다. 버틀러는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안티고네를 정신분석학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제안하면서 대안적인 친족형태를 제시하고자 한다. 아버지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의 자식으로 태어난 안티고네는 국가와 법의 대변자인 왕 크레온에 대항하다 결국 죽음에 이른다고 전해지는 소포클레스 비극 속의 인물이다. 동성애 금기를 파계한 안티고네는 버틀러에 의해 이러한 젠더유토피아주의적인 새로운 대안적 친족관계를 대표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버틀러는 이렇게 오이디푸스보다는 안티고네가 상징적 질서의 재편과 재구성을 요구하는 유토피아적 관점을 대변하는 것으로 제시한다.


    버틀러는 프로이트막시즘적인 성유토피아주의의 정신 속에서 파생된 급진적인 사회구성주의(Sozialkonstruktivismus)의 이름으로 생물학적 성을 해체하고자 할 뿐 아니라, 그동안 인류 문화의 기초로 작용했던 금기들(근친상간 금기와 동성애 금기)도 전복하려고 한다. 하지만 버틀러는 그 금기들의 파계를 보여주는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를 비극적인 주인공으로 보여주는 그리스 비극 자체가 당시의 그리스 폴리스의 정치적 호국문학이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작품은 버틀러나 성혁명 이론가들이 기대하는 것과 같은 전복적 혁명문학이 아니라, 그리스 폴리스 체제옹호적이고, 체제유지적이고 그리고 체제갱신적인 카타르시스적인 호국문학이었다. 버틀러는 자신의 성혁명적이고 성정치적인 프로이트막시즘에 기초해서 문화인류학적 근거가 희박한 젠더유토피아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동성애 금기와 근친상간 금기의 파계자인 안티고네 역시 오이디푸스와 마찬가지로 차이소멸적인 하마르티아로 인해서 죽임을 당하고, 그녀의 죽음은 그리스 비극을 관람하는 군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게된다. 오이디푸스와 마찬가지로 안티고네 역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하는 카타르마(인간 희생양), 파르마코스(인간 희생양) 그리고 희생염소(scapegoat) 역할을 하고 있다. 버틀러는 오이디푸스 뿐 아니라 안티고네 역시 프로이트막시즘적인 관점에서 오독하고 있다. 버틀러에게 있어서 오이디푸스는 근친상간 금기와 소아성애 금기의 파괴를 지지하는 상징과 근거로 이해되고 있으며,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으로 출생한 안티고네는 동성애 금기와 근친상간 금기의 파괴를 지지하는 근거로 이해되고 있다.


    그렇기에 근친상간과 부친살해라는 인류문화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와 질서를 차이소멸적으로 붕괴시키고 파괴하는 비극적인 하마르티아(비극적 결함, 죄악)를 범한 오이디푸스가 ‘차이의 파괴자’로서 희생염소 역할을 하는 것처럼 정체성이 애매모호한 안티고네도 ‘차이의 파괴자’로서 파르마코스 역할을 하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과 버틀러가 새롭게 부각시키는 안티고네의 동성애도 모두 파르마코스 역할을 하는 그리스 비극의 비극적 주인공들의 차이소멸적인 하마르티아로 파악해야 한다. 근친상간 금기를 파계한 오이디푸스와 마찬가지로 동성애 금기를 파계한 안티고네는 희생염소 역할을 할 뿐이다. 안티고네는 사실 근친상간 금기를 파계함으로 동성애 금기도 파계했다고 버틀러는 본다. 친족과 젠더의 규범을 교란시키는 차이소멸적인 차이의 파괴자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와 마찬가지로 희생염소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녀의 죽음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관중에게 선물한다.


    사회주의 성혁명과 성정치 운동이 지향하는 성유토피아(Sexualutopie)

    21세기 글로벌 성혁명 운동과 사회주의 성정치 운동의 최종적인 목적은 일종의 성유토피아로서, 모든 성적인 금기를 폐지하고, 모든 성범죄를 탈범죄화하고 나아가 그것을 법제화해서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사회주의적 법률혁명 시도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위에서 비판한 독일 68 학생 문화혁명과 운동의 멘토였던 아도르노의 이러한 성적인 금기들(Sexualtabus)에 대한 법률적 탈범죄화와 폐지주장의 영향을 받아서 정치권에 진출한 독일 녹색당과 좌파 정당들은 실제로 소아성애의 탈범죄화와 법제화를 추진하려고 했다.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독일 녹색당과 좌파(Linke) 정당들의 소위 소아성애적 안티파(안티파시즘) 운동이 존재했다. 그들은 반권위주의적-사회주의적 재교육(Umerziehung)의 이름으로 모든 성적인 금기들(동성애 금기, 근친상간 금기, 소아성애 금기 등)의 파계, 파괴 그리고 법률적인 탈범죄화를 통한 성유토피아를 건설하고자 했다. 21세기 사회주의 성정치 운동은 모든 성적인 금기들을 파괴하고 해체하고자 하지만, 새로운 언어금기를 다시 만들어 내었는데, 그것은 바로 차별금지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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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권 박사
    르네 지라르 이론에 대한 학제적 연구 중심지로 성장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교 조직신학부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신학박사(Dr. theol.)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스부르크 대학교 인문학부의 박사 후기 연구자(postdoctoral research fellow) 과정에서 학제적 연구프로젝트 『세계질서-폭력-종교』 (Weltordnung-Gewalt-Religion), 『정치-종교-예술:갈등과 커뮤니케이션』에서 연구하고 귀국했다. 지라르를 직접 2번 만나 학문적 대화를 나누었다. 한동대학교와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로 가르쳤다. 국제 지라르 학회인 ‘폭력과 종교에 관한 콜로키움’(Colloquium on Violence and Religion)의 정회원으로서 르네 지라르와 불교 연구에 있어서 국제적 인지도를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800여개의 외국논문이 정일권 박사의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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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ho is Afraid of Gender? Prof. Judith Butler (https://www.youtube.com/watch?v=cqc3uCold08&fbclid=IwAR3N5_mCGe_r51M7MCmGYAy4G46u9ctuERBK9HjlzYNjNRz13zmkXpmoCJA )

    2) 이에 대해서는 저자의 신간 『문화막시즘의 황혼. 21세기 사회민주주의 시대의 종언』 (서울: CLC, 2020)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국정원장 연구지원 및 추천)을 참고하라.

    3) Prof. Dr. Marianne Pieper: quo vadis queer studies? – Zur Situation und Zukunft queerer Theorie und Praxishttps://www.freie-radios.net/101400?fbclid=IwAR0iNCrzo7KuDZ2IG0P4FGQKZJ9_9SwabS60yW7r4ByK-EGIaOd140G4GQU 

    4) Fischer Bücherei, Bd. 518/519, unter dem Titel "Sexualität und Verbrechen", Frankfurt und Hamburg 1963; außerdem abgedruckt in: Band 10.2 der Gesammelten Schriften, Suhrkamp Verlag, Frankfurt am Main, S. 533 - 554. 

    5) Judith, Butler, Gender Trouble: Feminism and the Subversion of Identity (Routledge. 2007).

    6) JE, Kilby, 'Judith Butler, incest, and the question of the child's love' , Feminist Theory, 11 (3), 2010 , pp. 255-265.

    7) Judith Butler,. Antigone’s Claim: Kinship between Life &Death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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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에이즈 연구소,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내과학교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내과학교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한양대학교 건강과 사회 연구소, 국립보건연구원 바이러스질환연구과 

    김준명, 최준용, 정우용, 성혜, 김신우, 김우주, 최희정, 김민자, 우준희, 김윤정, 최보율, 최윤수, 기미경, 김기순, 한국 HIV/AIDS 코호트 연구 


    서 론 
    에이즈(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AIDS)는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이후 우리 인류에게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초래하였으며,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약 3,700만 명이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에 감염되어 살아가고 있다[1]. 그러나 그간 The joint united nations programme for HIV-AIDS (UNAIDS)를 중심으로 많은 국가들이 다양하고 효율적인 예방 및 치료 사업을 펼침으로써 매년 신규 HIV 감염을 크게 줄이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 왔다. 특히, UNAIDS는 HIV 감염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90-90-90 목표’를 설정하여 더욱 적극적인 퇴치사업을 펼쳐 왔다. ‘90-90-90 목표’란 2020년까지 HIV 감염인의 90%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게 하고, 진단받은 감염인의 90%가 약물치료를 받게 하며, 치료받은 감염인의 90%에서 HIV 감염을 성공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이다[2]. 또한, 최근에 United Nations (UN) 고위급 회의에서는 ‘Fast Track 목표’를 설정하여 더욱 예방 및 치료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Fast Track 목표’란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신규 HIV 감염을 50만 명 이하로 감소시키고, 에이즈로 인한 사망도 연간 50만 명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3,4]. 실제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신규 HIV 감염이 크게 줄고 있는데[1], 이에 따라 UN 고위급 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지구상에서 에이즈의 유행을 종식시키겠다는 정치적 선언문을 채택하였다[3].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인 경향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예기치 않게 매년 신규 HIV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신규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3년에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선 후 2016년에는 1,199명이 발생하여 총 누적 감염인 수가 15,108명에 이르렀다[5]. 그런데 이러한 증가의 주원인이 젊은 층에서의 급격한 증가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염려와 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5].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HIV 감염의 감염 경로를 규명하고, 나아가서 젊은 층에서의 감염 경로를 밝히고자 하였으며, 이는 최근 국내에서의 HIV 감염의 급격한 증가 원인을 밝히고, 향후 그에 대한 예방 및 관리 대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겠다.


    대상 및 방법

    대상

    본 연구는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한국 HIV/AIDS 코호트’에 등록된 HIV 감염인 1,474명을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 중 남자는 1,377명, 여자는 97명이었다.

    2006년 12월에 구축된 ‘한국 HIV/AIDS 코호트’는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21개 대학 및 종합병원으로 구성된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연구이다. 이 코호트는 HIV 감염인의 초기 감염으로부터 장기간의 진행 및 치료 과정, 나아가서 에이즈 발현 및 사망에 이르기까지 추적 조사를 통해서 국내 HIV 감염의 고유한 양상 및 특성을 분석하고 규명함으로써 국내에 적합한 치료, 예방 및 관리 대책을 강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 HIV/AIDS 코호트’에 참여하는 모든 병원은 각 병원의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을 받았으며, 연구에 참여하는 대상은 참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18세 이상의 HIV 감염인으로 하였다. 모든 참여 감염인은 코호트 연구 및 그에 따른 조사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들었으며, 본인의 자발적인 참여 동의에 따라 동의서에 서명한 후 조사에 참여하였다.
     

    방법

    ‘한국 HIV/AIDS 코호트’에 참여하는 HIV 감염인은 등록 시에 주치의로부터 코호트 연구 및 진행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감염 경로를 포함한 역학 조사를 문진을 통해서 시행한다. 그 후 다시 독립된 공간에서 훈련된 전문 상담 간호사가 제시하는 표준화된 설문지를 통해서 보다 세부적인 역학 및 임상 조사를 실시한다. 그 후 조사를 통하여 제출된 자료를 분석하여 전체 대상 감염인 및 연령군에 따른 감염 경로를 규명하였고, 특히, 젊은 층에서는 좀 더 세부적으로 연령을 구분하여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 검증이 아닌 기술 통계량을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였고,성별과 연령군에 따른 감염 경로의 빈도 차 확인을 위하여 빈도와 백분율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서 분석 프로그램은 SAS Enterprise Guide 9.1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을 사용하였다.


    결과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한국 HIV/AIDS 코호트’에 등록된 18세 이상의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총 조사 대상은 1,474명이었으며, 남자는 1,377명, 여자는 97명이었다. 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값은 41.4 ± 12.6세였으며, 남녀 성비는 14.2:1이었다.

    전체 대상 HIV 감염인의 감염 경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886명(60.1%; 동성 간 성접촉 34.2%, 양성 간 성접촉 25.9%), 이성 간 성접촉이 508명(34.6%), 수혈 및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이 5명(0.3%), 마약 주사 공동사용에 의한 감염이 1명(0.0%), 모름/무응답이 74명(5.0%) 이었다(Table 1). 연령군에 따른 감염 경로를 분석해 보면 젊은 연령군으로 갈수록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비율은 더욱 증가하였다. 다시 말해서, 18-29세의 젊은 연령군에 있어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은 71.5% (동성 간 성접촉 50.5%, 양성 간 성접촉 21.0%)로 크게 증가하였다(Table 2). 또한, 18-29세의 연령군을 좀 더 세분화해서 보면 젊은 연령층으로 갈수록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비율이 크게 증가하여 18-19세의 10대에서는 92.9% (동성 간 성접촉 71.5%, 양성 간 성접촉 21.4%)로 급격히 증가하였다(Fig. 1).

    따라서 전체 대상 HIV 감염인의 감염 경로에 있어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가장 높은 빈도(60.1%)를 차지함을 알 수 있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연령이 젊어질수록 더욱더 증가하여 18-29세의 젊은 연령군에서 더 높은 빈도(71.5%)를 보였고, 나아가서 18-19세의 10대의 경우에는 대부분(92.9%)이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고 찰

    UNAIDS를 중심으로 여러 나라의 다양하고 효율적인 에이즈 예방 및 치료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신규 HIV 감염 발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왔다[1]. 세계적인 추세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네팔 등 많은 나라에서도 최근에 신규 HIV 감염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1].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하여 국민의 높은 의식 및 교육 수준이나 우수한 의료 환경 그리고 그간의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속적인 예방 및 관리 활동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신규 감염이 감소하리라 예상하였다. 그러나 전혀 예기치 않게 우리나라에서는 도리어 HIV 감염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많은 사람의 염려와 불안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5]. 따라서 국내에서 HIV 감염이 예기치 않게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을 규명키 위하여 국내에서의 HIV 감염의 감염 경로를 조사하여 분석함은 향후 에이즈 예방 및 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되리라 생각한다.

    본 연구 결과에서는 전체 대상 감염인의 감염 경로에 있어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60.1% (남성 감염인에 있어서는 63.5%)로 월등히 높았으며, 이성 간 성접촉이 34.6%로서 국내에서 가장 주된 감염 경로는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응답하지 않거나 모른다고 답한 5.0% 중에는 동성 및 양성 간의 성접촉을 통하여 감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밝히지 않은 감염인이 포함되어 있으리라 생각할 때 아마도 국내에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비율은 60%를 상회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양성 간 성접촉이라 함은 주로 동성애자에서 일부 이성 간 성접촉도 함께하는 경우를 말한다. 본 연구 결과는 그간의 질병관리본부 발표와는 상반되는 것으로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HIV 감염의 가장 주된 감염 경로는 이성간 성접촉으로서 동성 간 성접촉보다 더 빈번한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질병관리본부의 연례보고에 따르면 매년 신규 감염인의 감염 경로에 있어서 동성 간 성접촉과 이성 간 성접촉의 비율이 2014년에 26.3%와 34.0%, 2015년 28.3%와 35.8%, 2016년 30.6%와 36.4%로서 국내에서 이성간 성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라고 발표하고 있다[5].

    이렇듯 본 연구 결과와 질병관리본부의 보고가 다른 것은 아마도 감염인을 대상으로 감염 경로를 포함한 역학 자료를 수집함에 있어서 조사 방법의 차이로 비롯된다 하겠다. 다시 말해서 질병관리본부는 HIV 감염인이 발생하면 관할 지역의 담당 보건소 직원이 감염인을 만나 역학 조사를 실시한다. 이 경우 감염인은 본인이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낙인이 두려워[6,7] 자신의 성 정체성을 솔직하게 밝히지 못하고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되었다고 답하거나, 또는 감염 경로에 대해서 모른다고 하거나 응답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실제 2016년 조사에서는 무응답/모름 비율이 24.5%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5]. 그러나 본 ‘한국 HIV/AIDS 코호트’ 연구에서는 치료를 위하여 병원을 방문한 감염인들의 경우 주치의와의 신뢰 관계 속에서 솔직하게 감염 경로를 밝히는 경우가 많고, 진찰시 동성 간의 성접촉에 따른 특징적인 임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또한, 훈련된 전문 상담 간호사에 의해서 체계화된 역학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다 더 정확한 역학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최근에 HIV 감염의 주된 감염 경로로서 동성 간 성접촉을 보고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0년 이후부터 신규 감염인에서 동성 간 성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로 대두되더니 2012년에 신규 남자 감염인의 74%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발생하였으며[8], 2016년에는 신규 감염인의 72.7%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서, 그리고 16.8%가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되었다[9]. 대만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정맥주사 약물 공동사용에 의한 감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전파가 많아져 전체의 60.4%를 차지하고 있다[10]. 중국에서도 초기에는 정맥주사 약물 공동사용이나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우세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동성 간 성접촉이 2006년에 2.5%에서 2014년에 25.8%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동성 간 성접촉이 정맥주사 약물 공동사용보다 더 빈번한 감염 경로로 알려지고 있으며[11], 이러한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한 감염 증가는 인구 집단 내에 HIV 전파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7].

    또한 미국이나 유럽연합 국가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도 HIV 감염 유행에 있어서 동성애자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12,13]. 미국의 경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HIV 감염인 중에 67%가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로 보고되었으며, 이성애자는 24%였다[14]. 그리고 2015년의 경우 신규 남성 감염인 중 82%가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였다[15]. 유럽연합 국가의 경우 2015년에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42.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성 간 성접촉이 32.0%였다. 특히, 서부 유럽 국가의 경우에도 43.4%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되었으며, 33.0%가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되었다[12].

    그런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HIV 감염의 급격한 증가는 젊은 층에서의 발생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서 매년 신규 감염인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06년에 20대 21.1%, 30대 29.4%, 40대 24.3%로 30대와 40대에서 주로 발생하던 것이 2012년에는 20대 30.4%, 30대 23.3%, 40대 18.7%로 처음으로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 그러던 것이 2014년에 20대 31.8%, 30대 21.5%, 40대 19.4%, 2015년에 20대 34.5%, 30대 22.5%, 40대 18.0% 그리고 2016년에 20대 33.9%, 30대 22.7%, 40대 18.2%를 보이면서 20대에서의 발생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5]. 지난 10년간 신규 감염인 수의 변화를 보면 20대의 경우 2007년에 130명이던 것이 2014년 344명, 2015년 351명, 2016년 360명으로 2.8배 증가하였으며, 10대의 경우에도 2007년에 17명이던 것이 2013년 53명, 2015년 42명, 2016년 36명으로 2-3배 증가하였다. 따라서 매년 10대와 20대 합쳐서 4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5].

    본 연구 결과에서도 18-29세 젊은 층에서의 전파 경로를 보면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71.5%, 이성 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25.1%로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월등히 많았으며, 이는 전체 대상자에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차지하는 비율 60.1%에 비해서 크게 높았다. 특히, 젊은 층에서 연령을 세분화해서 보았을 때 20-24세에서는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75.0%로 증가하더니 18-19세의 10대에서는 놀랍게도 92.9%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보고에 따르면 2013년에 전 세계적으로 15-24세 젊은 층이 신규 감염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동성 간 성접촉을 하는 젊은 남성으로 사료되고 있다[16]. 일본에서도 2000년 이후부터 젊은 층에서의 감염이 증가하였는데, 젊은 층으로 갈수록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많아지면서 동성 간 성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로 대두되었다. 특히, 2016년에는 신규 감염인 중 15-29세가 전체의 33.4%를 차지하였고, 이들 중 78%가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서 감염되었다[9]. 대만에서도 젊은 층에서의 HIV 감염이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10-29세가 전체 감염인의 47.8%를 차지하고 있다[10]. 미국에서도 최근에 25-29세군에서 HIV 감염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5년까지 발생한 감염인 중 13-29세가 41.4%를 차지하였으며, 그중 남성 감염인의 90.3%가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인 것으로 보고되었다[14]. 유럽연합 국가에서도 감염인 중 20대가 가장 많았으며, 젊은 층에서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한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12].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HIV 감염 증가는 사회적인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동성애자에서 HIV 감염 증가는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북미에서 동성애자 중 15.4%가 HIV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13], 특히, 미국의 경우 25-34세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경우 2010-2014년 기간 동안 HIV 감염이 23%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5]. 미국에 인접한 카리브해 연안 국가에서는 동성애자 중 25.4%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유럽 연합 국가의 경우 독일에서는 동성애자 중 6%, 스페인은 11.3%, 영국은 2.5%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1], 서부 및 중부 유럽 전체로는 6.1%가 감염되어 있다[13]. 러시아의 경우 2010년에 젊은 동성애자에서 HIV 감염률은 10.8%였으며[16], 오세아니아 지역은 동성애자 중 4.4%가 감염되어 있다[13].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의 경우에는 동성애자의 4.8%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1], 대만의 경우는 8.1-10.7% [7], 중국의 경우에는 최근에 급격히 증가하면서 적게는 6.3% [7]에서 많게는 7.8% [1,11]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18-25세의 젊은 동성애자에서 HIV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17], 2006-2012년 기간 동안 젊은 동성애자에서 HIV 감염률은 3.0-6.4%로 추정하고 있다[18]. 그리고 남부 및 동남아시아에서는 동성애자의 14.7%가, 그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17.9%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었다[13].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동성애자에 있어서 HIV 감염률은 2.7-6.5%로서 일반인에 비하여 크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7].

    이렇듯 세계적인 경향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동성애자에서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HIV 전파가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의 급격한 증가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야기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염인과 이성 간 성접촉을 1회 할 경우 HIV에 감염될 확률은 0.04-0.08%인 반면, 동성 간 항문을 통한 성접촉을 1회 할 때 감염될 확률은 1.38%로서 이성 간 성접촉에 비하여 17.3-34.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9]. 그런데 HIV 감염 확률이 높은 동성 간 성접촉을 평생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비율이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3-20%인데[16], 우리나라는 그보다는 낮지만 0.3-1.1% [20]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가출 청소년들이 용돈을 벌기 위하여 성매매를 하고 있는데 주로 성인들과 동성 간 성접촉을 하고 있으며, 일부 청소년들은 성폭행을 통해서 동성 간 성접촉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에 따르면 젊은 동성애자는 나이든 동성애자에 비하여 HIV에 감염될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다시 말해서 젊은 동성애자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항문 성교를 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며, 호기심에 마약을 하거나 과음 상태에서 성행위를 하고, 나아가서 성매매, 성폭력, 성적 착취에 취약하며, 특히, 가족의 보호가 없다면 더욱 그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젊은 동성애자들은 나이든 동성애자에 비하여 사회적인 편견이나 차별에 더욱 민감하여 그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본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 국내 HIV 감염의 가장 주된 감염 경로는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며, 이러한 경향은 연령층이 젊어질수록 더욱 뚜렷이 나타나서, 10대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하여 감염됨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코호트 연구 결과가 전체 감염인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본 코호트는 국내 감염인의 약 10%를 포함하는 큰 규모의 코호트로서 외국의 예[21,22]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라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우리나라에서 HIV 감염의 예방 및 관리 대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겠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동성애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러한 위험 집단에서의 HIV 감염을 줄이기 위한 보건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또한, 청소년기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로서 아직 자신의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이다. 따라서 성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를 통해서 HIV 감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예방법을 가르쳐야 하겠다


    ▶논문출처
    대한내과학회지: 제 93 권 제 4 호 2018 (https://doi.org/10.3904/kjm.2018.93.4.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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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필자는 경기도에 거주하시는 학부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학부모께서는 자신의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동성애를 배웠다고 말했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라고 했다. 거주지를 옮기기 전에도 어린이집에서 동성끼리도 만나고 사랑할 수 있다고 배워서 무척 난감했는데 이사 온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묻는 전화였다.


    언젠가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성교육강사를 초빙하여 동물이 나오는 동화를 들려주면서 남자 물고기가 알을 낳듯이 사람도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교묘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지도할 때 이용하는 사이트에도 이런 동화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필자에게 전화를 주신 학부모는 두 번 모두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가 동성애 옹호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좀 이상한 교사라고 생각했고 어린이집에 항의 전화를 하면 우리 자녀가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 참다가 이사를 했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자 심각성을 깨닫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필자는 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헌법에 어긋나는 교육을 시키지 못하도록 말해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문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성교육 담당교사를 지정한다는 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의 발표이다. 2020년 8월26일 영유아 성행동 문제 수준을 3단계로 구분하고 관련기관의 대응체계를 담은 ‘영유아 성행동 문제 대책’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지난해 성남시 소재 어린이집 아동 간의 성 관련 사고로 인한 국민청원의 후속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영유아의 성행동 문제를 위한 대응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나 올바른 성윤리와 가치관이 검증되지 않은 교사들이 ‘성교육 담당교사’로 지정되고 성평등을 교육하는 기관에서 연수를 받는다면 그 파장은 심히 우려된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지자체, 육아종합지원센터 및 교육청 담당자와 어린이집·유치원 성교육 담당교사 연수를 실시하고 성인지 교재를 제작해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2016년 교육부와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제작 배포한 유치원 성교육 프로그램에서도 유아 성교육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Greenberg, Bruess & Sara(2013)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성윤리와 성문화는 성기 중심의 성관념과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이중적 성윤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하며 이를 극복하고 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전인교육으로서의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고 소개한다. 교사들이 지침서로 읽는 유치원 성교육 프로그램에서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언급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얼마 전 여가부에서 배포한 나다움 책에 대한 논란이 있자 많은 기사들이 실리면서 전문가들이 인터뷰를 하였다. 그러나 성교육 강사라는 분들 역시 논란이 되는 책의 내용이 남성 중심적 시선이 있었다하고 출산 후유증을 다루어야 하며 성관계는 서로 동의가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더 분명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네스코가 2018년 발표한 ‘국제 성교육 지침(CSE)’은 9-12세에게 ‘성기가 질속에 사정하는 성관계의 결과로 임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등을 가르치는 것을 학습 목표로 한다면서 이런 학습이 성적 행동에 더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갖게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아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과연 아이들의 의견이 무엇일까? 바나나를 이용하더라도 콘돔착용 실습을 원한다면 성교육 시간 강사는 이런 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여주어야 하는 것일까?



    <아웃박스 홈페이지 자료 화면> 



    교사들로 구성된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는 성평등교육을 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아웃박스는 고양시 내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연구 모임이으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책의 독서 모임에서 시작했다. 이후 아웃박스는 성불평등 문제를 교육으로 풀어보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이 곳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성교육 내용은 웹툰 속 성고정관념을 알아보는 교육 내용에 성고정관념을 재생산할 수 있음을 알고 비판적으로 웹툰을 봐야한다면서 “남자는, 여자는” 과 같은 말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하고 의상에 대한 성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가르친다. 우리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라는 단어를 아이들에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교육의 시작인 것이다.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웹툰이나 폭력적인 웹툰을 비판하도록 가르치기보다 의상에 대한 성고정관념이나 외모에 대한 성고정관념을 비판하도록 하면서 교사 참고 자료에 [간 떨어지는 동거], [후궁계약], [화장 지워주는 남자] 등의 웹툰을 소개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라는 주제의 교육에서 아빠, 엄마, 자녀들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것만 가족일까?” 라고 한다. 가족을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을 소개하며 부모와 자녀들, 또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관계의 사진이나 그림들을 보여주며 “이런 모습만 가족일까요?” 라고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교육 내용 중에는 남자끼리, 여자끼리 있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동성 간에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 교육은 초등학교 3-4학년 대상의 내용이며 학생들의 후기에는 “수업 후 미국에선 남자끼리, 여자끼리 결혼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엄마나 아빠가 없어도 불쌍한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글이 있다. 또 다른 교육 후 느낀 점과 알게 된 점에는 “나는 성차별이 우리 사회에서 제일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가족들의 고정관념도 하나의 큰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사회를 보면서 항상 나 자신에게 어른들이 무심하게 만들어 놓은 세상에 휘말리지 말자. 내가 크면 이런 고정관념을 없앨 것이다.”라고 써 있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너무잘못된 젠더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12월 6학년을 마쳐가는 학생들에게 [82년생 김지영] 책으로 독서교육을 했다는 글에는 학생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도록 하고 학부모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적어보는 활동지를 배포하였다. 놀라운 것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문장 top3를 적어보는 활동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다.


    -  아이를 낳는다는 이유로 관심사와 재능까지 제한받는 기분이었다.

    -  내가 결혼을 할지 안 할지, 애를 낳을지 안 낳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그 전에 죽을지도 모르는데 

        왜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의 일에 대비하느라 지금 하고 싶은 걸 참아야 돼?

    -  여성에 대해서도 저렇게 막말을 하는구나 나는 씹다 버린 껌이구나


    또 다른 활동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들이 있었다.


    -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

    -  법이나 제도가 가치관을 바꾸는 것일까. 가치관이 법과 제도를 견인하는 것일까?

    -  김지영이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적었다.


    이런 교육을 하고 있는 기관이 여성가족부 장관상인 ‘2020 양성평등진흥 유공표창’을 받고 지나치게 조기성애화를 시킨다는 문제로 학부모들의 노여움을 산 나다움 책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었다.



    교육은 선점이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엔 아직 미숙한 우리 자녀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성평등 교육의 실체를 알지 못한 채 하나님께서 구별하여 지으신 남자와 여자를 ‘나답게’라는 말로 포장하여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멋진 것으로 알아가고 있다. 더 이상 우리는 자녀의 교육을 방관하지 말고 가정에서 먼저 교육을 하여 세상에서 내놓은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가르쳐야 한다.틀린 것을 말하는 것이 혐오와 차별이 아닌 진리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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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화 소장
    다음세대교육연구소 소장, 카도쉬아카데미 공동대표, 성교육 경력10년, CTS 다음세대 크리스찬 성교육클럽(다크성클) 출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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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지난 논고에서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후기구조주의 이론을 살펴보았고 이번 마지막 논고에서는 프랑스 68혁명을 계기로 후기구조주의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페미니즘을 간략히 다루면서 페미니즘과 후기구조주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젠더 이론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68혁명과 페미니즘 

    68혁명과 함께 네오맑시즘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또 다른 이론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페미니즘이다. 이 시기의 페미니즘은 프랑스 68혁명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었으며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68년 5월 프랑스 파리 근교의 낭테르 대학에서 일어난 학생징계 사건을 계기로 소르본느 대학생을 중심으로 일어난 학생시위는 기존의 위계질서와 구시대적인 체제와 권위에 대항하는 혁명적 성격을 띠며 유럽과 미국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하였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는 68혁명의 흐름에 합류하여 사회적 약자에 속했던 여성들은 남성 지배의 사회구조 속에서의 여성의 억압과 소외에 대해 반발하기 시작했고 이런 급진적인 여성 활동가들의 투쟁은 당시 억압적인 삶을 살던 여성들에게 돌파구를 던져주었으며 사회 속에서 여성들의 불평등이라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은 집합적인 성격을 띠며 빠르게 확산되었다.


    페미니즘은 통상적으로 제1물결(1840년대~1920년대), 2물결(1960년대~1990), 그리고 제3물결(1990~현재)로 구분한다

     1물결 페미니즘 시기의 여성 운동은 남성과 동등한 법적정치적사회적 권리의 획득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수많은 여성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과로 사회 다양한 부분에서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얻게 되었으며 20세기 초반에 비로소 참정권을 획득하는 성공을 거두며 막을 내린다

    그러다가 68혁명을 기점으로 새로운 형태의 페미니즘이 등장하는데 이를 우리는 2물결” 페미니즘이라 칭한다1물결 페미니즘이 여성의 남성과의 “법적 동등성을 주장했다면 제2물결에서는 여성의 여성성을 부각시킴으로써 남녀의 “생물학적인 차이를 주목하였다.

     

    이 시기의 페미니스트들은 남성 지배적 사회 속에서의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지적하며 가부장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배타적인 입장에서 출발하여 남성을 여성과 대립되는 존재로서 인식했다. 이들은 여성이 억압받는 이유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에서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에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남녀의 지배관계는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시작되었고 그 차이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냈으며 결과적으로 여성을 억압하고 사회적으로 소외시켰다고 주장했으며 그 사회구조에서부터의 해방, 더 나아가 그 뿌리의 해체를 부르짖었다. 이들이 주장하는 가부장제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을 했고 50년이 지난 현재에도 페미니스트들도 이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그들의 논지를 펼치고 있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정립의 뿌리 역할을 한 여성이 있는데 다름 아닌 페미니스트들의 대모격인 시몬느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voire)이다​1). 보부아르는 그녀의 저서 『제 2의 성』(The Second Sex)(1949)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One is not born, but rather becomes a woman)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2). 그녀에 의하면 여성이 여성스러운 이유는 여성스럽게 태어나서가 아니라 남성 중심적 사회가 여성을 지배하고 억압한 결과로서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주장은 당시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가부장제의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여성은 만들어지는 것이다”에 내포되어 있는 또 다른 의미는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적인 성(gender)의 구분 가능성이며 이는 후대 젠더 이데올로기의 근간을 마련해 주었다.
     

    이 주장을 바탕으로 68혁명의 영향과 함께 많은 급진적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케이트 밀렛(Kate Millet)이다. 제2물결의 시작을 알렸던 『성의 정치학』(Sexual Politics)에서 그녀는 여성억압의 뿌리는 가부장제의 성 및 성별 체계에 깊이 박혀있다고 주장하며 가부장제 개념을 확고히 다졌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인 성을 기반으로 하는 남성-여성 관계는 권력과 지배의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며 사적인 영역이었던 성을 정치적 영역으로 공론화 시켰다. 그녀는 궁극적으로 가부장제에 의한 남성 지배를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방안으로 여성의 성적 자유와 해방을 외쳤고 자신의 이론을 레즈비언적 삶으로 증명해 보였다. 당시 또 다른 대표적 급진 페미니스트로 『성의 변증법』(The Dialectic of Sex)의 저자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을 들 수 있는데 그녀는 가부장제의 원인을 여성의 결혼, 더 나아가 여성의 “임신과 임신을 담당하는 역할”(childbearing and childbearing roles)에서 찾았으며 여성이 억압된 사회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임신과 출산의 압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인공자궁 기술을 도입한 “인공 생식”(artificial reproduction)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녀 역시 결혼을 거부하고 레즈비언의 삶을 살면서 자신의 이론을 실천화했다.
     

    이러한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을 주축으로 70년대에 활발하던 페미니즘 운동은 80년대에 들어와서 백인 중산층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유색인종 및 소수민족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함으로써 페미니즘 내에서 다양한 분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a woman”(단수)으로서 통합되고 단결되었던 페미니즘 운동은 80년대에 들어서 인종, 계층, 성적 지향, 문화 등의 요인으로 여성들 간의 차이를 인지하면서 여성으로서 통일된 하나의 정체성이 아닌 “women”(복수)의 페미니즘으로 다원화되었다. 이로 인해 여성들끼리 단결하여 가부장적 사회 속에 모든 여성을 가두어버린 남성에 대항해 하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제2물결 페미니즘 초기의 정신은 와해되기 시작했다.

    주디스 버틀러와 젠더 이데올로기

    그러는 가운데 9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생물학적인 성(sex)이 아닌 사회적인 성(gender)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생물학적인 성을 기반으로 남녀의 불평들을 외치던 래디컬 페미니즘은 하향세를 타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축에는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가 있다. 1990년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Gender Trouble: Feminism and the Subversion of Identity)에서 “여성”과 “남성”의 대립을 가능하게 하는 경계의 해체를 주장함으로써 더 이상 “여성” 중심의 논제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언어학자, 후기구조주의자, 페미니스트, 레즈비언으로서 6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후기구조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후기구조주의 언어 이론을 “성”이라는 개념에 적용시켜 이론을 실제화 시킨 인물이다.
     

    후기구조주의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적인 성(gender)은 분리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며 젠더가 섹스를 결정한다(Gender comes before sex)는 것이다. 섹스는 젠더에 앞서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며 사회적인 관습과 기대에 의해 후천적,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젠더라는 정체성이 자연화 된 개념이다​3). 다시 말해, 그녀는 섹스나 젠더 둘 다 철저히 문화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한편, 그녀의 두 번째 주요 논지는 젠더는 수행적이라는 것이다(“Gender proves to be performative”)​4). 젠더는 사회 속에서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구성되는 결과이며 선험적인 정체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수행적인 행위에 집중함으로써 수행을 가능케 하는 행위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다시 말해서 생물학적인 몸은 어떠한 행위를 하게 하는 통로일 뿐 행위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버틀러의 주장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생물학적인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들며 전통 규범에서 벗어나는 모든 성행위를 가능케 하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생물학적인 성에 기초한 모든 구별을 근절시키고자 했던 그녀는 “여성”이라는 범주를 넘어 소수자의 섹슈얼리티 문제로 확장시켰으며 이로 인해 그녀는 퀴어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게 되었다. 버틀러가 구축한 젠더 이론은 큰 파장을 일으키며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젠더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교육에 깊이 침투한 젠더 이데올로기

    이 젠더 이데올로기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스며들어와 있으며 우리가 믿고 있던 공교육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의 행태를 보면 젠더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교실 안까지 깊숙이 침투해 들어와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교실 안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TV, 인터넷, 각종 미디어 등 사회 모든 부분에 젠더 이데올로기가 스며들어있다. EBS의 어린이 교양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자이언트 펭TV”의 펭수를 예로 들어보자. 펭수는 유투브에서 구독자 200만명 이상을 보유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몰이 중인데 펭수의 성별이 애매하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성 중립적인(gender neutral) 펭귄으로 그려진다. 이와 관련해 펭수를 제작하는 이슬예나 PD는 2019년 12월 19일자 「여성신문」에서 펭수의 제작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남녀 구분의) 자연스러움을 깨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펭수가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콘텐츠의 핵심인데 여기에서 ‘펭수가 여성이냐 남성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제작진들도 콘텐츠를 제작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공유하며 기획을 하기 때문에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치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행위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 나오는 결과로서 시대에 매우 뒤떨어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 생각을 기반으로 의도적으로 성의 구분을 해체하려는 시도가 펭수라는 캐릭터에 심겨져 있다. 이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공교육의 미디어를 대표하는 EBS를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필터링이 없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인간의 기본 가치인 도덕과 윤리의식이 바르게 서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개념을 지속적으로 심겨주고 있는 것이다. 불과 70여년 전에 우리 인류를 유지시켜온 전통적인 가치를 해체하려는 몇몇의 급진적, 혹은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지식인들과 활동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실체 없는 이념이 어린 아이들을 어떻게 세뇌시키며 사회 전반에 어떤 혼란을 가져오는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의 방향 제시

    이러한 무분별하고 비윤리적인 성교육을 우리는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 불완전한 인간의 얄팍한 사고에서 나온 실체 없는 이념과 이데올로기가 사회에 얼마나 큰 혼란과 갈등을 가져왔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마르크스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계급의 불평등을 외치며 계급의 해방을 실행에 옮겼던 공산주의자들이 20세기 초반부터 소련, 중국, 북한, 일부 동남아시아(베트남, 캄보디아 등)와 동유럽권의 나라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죽음을 초래했는가. 그 마르크스의 이론의 변종인 젠더 이론은 성별 갈등과 불평등의 해결책으로서 오늘날 성별 구분의 와해를 가져오기에까지 이르렀다. 이미 성정체성을 해체하고 이를 법제화한 서구 유럽 나라에서 성에 대한 도덕과 윤리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되면 사회는 자유만 외칠 뿐, 그 누구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무질서, 방종과 타락만 남을 뿐이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더욱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인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기본 가치들을 현장에서 확실히 교육해야 한다. 현재 이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젠더 이론과 젠더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이념 주입일 뿐이다. 몇몇의 극단적인 사상가들과 학자들에 의한 실체 없는 주장으로 인류의 보편가치를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사회 질서를 유지시키던 기존의 가치까지 훼손시키는 교육은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 올바른 성교육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올바른 성의 개념과 함께 책임과 자기절제,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자제심 등을 함께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인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인 가족의 중요성을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 가정이란 젠더 이념에 사로잡힌 이들이 말하는 성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임의적인 조합이 아닌 염색체와 호르몬이 명확히 다른 남성과 여성의 화합을 기반으로 하여 자연의 순리에 따른 임신과 출산으로 구성되는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는 존속해 왔고 이 기본 질서를 기반으로 사회의 질서가 만들어졌으며 수 천년 간 인류가 지탱해왔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실상은 없는 허구일 뿐인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이념 주입이 아닌, 이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탱해 온 지혜와 보편 타당한 질서를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올바른 성교육이며 사회를 건강하게 존속시켜 줄 수 있는 길이다.
     


    현숙경 교수
    Texas A&M 영문학 석,박사 졸업. 침례신학대학원 실용영어학과 교수/ 학과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연구소 세움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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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연인으로 모성, 가족을 거부했고 성적 해방을 주장하며 피임과 낙태를 옹호하였다.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직장을 가질 것을 촉구하며 남성과의 권력 투쟁의 필연성을 주장했는데 그녀의 정신을 후대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그대로 수용하여 발전시켰다.

    2) Simone de Beauvoir, The Second Sex, trans. and ed. H. M. Parshley (New York: Vintage Books, 1974), 301.

    3) Judith Butler, Gender Trouble: Feminism and the Subversion of Identity, (New York: Routledge, 1990), p. 34.

    4) Ibid,, p. 33.

     



  • 20

    욕야카르타 원칙의 국제적 영향력 증대
    욕야카르타 원칙은 국가 대표성을 지닌 사람들이 채택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NGO와 관계 전문가들이 만든 것이기에 당연히 국제규범으로서의 지위와 효력을 갖지 않는다. 더구나 이 전문가 집단도 유엔이 공식적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은 국제인권법의 여러 조문을 매우 그럴듯하게 잘 편집한 덕택에 두루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2007년 이를 법원에 제시하면서 제3의 성을 법적으로 인정받은 네팔 트랜스젠더 운동가의 사례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는 2009년 일반논평 20(차별금지)에서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차별금지사유의 하나로 명시하면서 이 원칙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유엔이나 각국 정부 및 법원, 비영리민간단체들이 젠더 퀴어 관련 문제에서 이를 참조·인용함에 따라, 욕야카르타 원칙은 국제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공신력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이유는, 욕야카르타 원칙에 서명한 사람들이 유엔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거나 인권 분야에 실무적·학문적으로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들이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前) 아일랜드 대통령이며 초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인 메리 로빈슨(Mary Robinson), 10명 이상의 유엔특별보고관 또는 유엔조약위원회의 구성원, 다수의 법학 교수와 법관 등이 이 문서에 서명했다. 이런 배경 가운데 욕야카르타 원칙을 제네바에서 발표한 자들은 UN인권이사회와 UN인권고등판무관 등에게 이 원칙을 보증하고 나아가 유엔 인권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욕야카르타 원칙은 처음에 전문가 집단의 선언에 불과하였으나, 점차 여러 국제적 기구나 국가 기관 등이 이를 인용·원용함에 따라 점차 국제적인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소 억지같이 보였던 내용들이 여러 협약, 판례 등을 통해 점차 타당성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 것이다.


    욕야카르타 원칙의 세계적 활용 사례

    오늘날 많은 NGO들이 이 원칙을 내세우면서 인권 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이 원칙에서 제시된 상세한 국가의무를 통하여 정책 개선의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토대로 자국 내에서 법제와 정책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2017년 4월 방콕에서 욕야카르타 원칙 10년을 평가하는 국제회의가 개최되었다. 지난 10년간 아·태지역의 25개 국가 및 지역에서 젠더 퀴어의 평등 증진을 위한 보호법 및 조례들이 도입되고, 젠더 퀴어 친화적인 판결이 내려졌으며, 심지어 개헌절차가 이뤄지기도 하였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욕야카르타 원칙을 세계적으로 활용한 사례를 잘 보여주는 문서가 바로 「욕야카르타 원칙에 대한 활동가 가이드」이다. 이 가이드 제3부에서 16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각 사례에서 욕야카르타 원칙의 관련 규정이 적절히 원용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① 젠더 퀴어에 친화적이지 않은 법 기준의 변경 사례: 각종 신분 증명서에 제3성의 성(Other, O)을 표기할 것을 명령한 대법원 판결을 받아낸 네팔 사례(2007년), 합의에 따른 성인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온 인도 형법 제377조의 위헌성을 법원 판결로 이끌어낸 인도 사례(2009년), 젠더 전환을 위해 요구하였던 생식불능수술(surgical sterilization) 요건을 폐지하겠다는 정부 측 답변을 이끌어낸 네덜란드 사례(2009년) 등이 소개되고 있다.

    ② 새로운 정책 개발의 사례: 트랜스젠더에게 신분증명서에 기재된 법적 이름 대신에 자신이 선호한 사회적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브라질 사례, 젠더 퀴어의 권리와 연계하여 국제적 개발협력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한 스웨덴 사례, 지방 정부 차원에서 젠더 퀴어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설을 마련한 콜롬비아 사례 등이 소개되고 있다.

    ③ 젠더 퀴어의 필요에 민감한(responsive) 정부를 지향하는 사례: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금지를 인권문제로 부각하고 이에 상응한 국가인권기구의 역할을 강조한 뉴질랜드 사례, 트랜스젠더의 인권·개인개발·사회적 통합에 힘쓰는 운동을 통하여 보건담당자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데 성과를 거둔 칠레 사례, 경찰공무원과 검찰직원 등을 대상으로 젠더 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한 베네수엘라 사례 등이 있다.

    ④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교육의 사례: 동성애자 교사를 강단에서 배제할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제기될 때 언론을 통해 젠더 퀴어의 보호 필요성을 적극 홍보한 가이아나 사례, 성적 지향 등에 의하여 입게 된 피해사례를 수집하여 지역·국가 나아가 국제 차원에서 그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호응을 이끌어낸 인도 사례, 욕야카르타 원칙을 내용으로 만든 포스터 전시회를 개최하여 이를 널리 알린 폴란드 사례 등이 있다.

    ⑤ 젠더 퀴어의 권익 보호를 주창(主唱)하는 운동을 일으킨 사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레바논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이 사례에서, 권익 보호 운동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지지자를 모으고, 젠더 퀴어 개개인의 권리의식을 강화하며, 피해사례를 파악하고 알림으로써 이를 공동체의 우선순위 관심사로 만드는 일을 잘해야 함을 강조한다.


    욕야카르타 원칙의 문제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욕야카르타 원칙은 자칭 전문가라 하는 소수 그룹의 견해에 불과하며 국제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모양으로 인용·활용됨에 따라 점차 나름대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원칙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토가 요구된다. 이하에서는 욕야카르타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1) 부모 권위와 가족제도의 훼손
    욕야카르타 원칙은 아동이 특정한 성적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원칙 13 B 참조), 때로는 이로 말미암아 가족의 반대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사회보장을 위한 국가의 개입이 요구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원칙 15 D는 가족으로부터 거절당한 아동과 청년에게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가족을 포함한 모든 생활영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폭력 등에 대하여 적절한 형벌을 과하는 법률을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원칙 5 B 참조). 그런데 이 경우 폭력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 문제를 일으킨 자녀에 대한 가정에서의 훈계(예컨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것)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부모가 자신의 가치관을 가르치고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자녀를 훈육하는 권리가 부인된다. 원칙 16 D는 교육방법과 과정, 교재가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존중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을 요구한다. 반면에 기존의 ‘차별적 태도’를 고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언급하기도 한다(원칙 2 F). 이외에도 학령기 아동의 부모는 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동성애자·트랜스젠더 교사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게 된다(원칙 16 A, E 및 원칙 12 A).


    더 나아가 원칙 3은 결혼이나 부모의 지위로 말미암아 자신이 선택한 젠더 정체성을 인정받는 것이 방해를 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자녀가 젠더 정체성을 선택하는 것을 부모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젠더전환수술(性재지정수술)을 거치지 않고도 젠더의 변경이 가능함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버지와 남편이었던 사람이 젠더 정체성이 달라졌음을 이유로 자신의 종전 법적 지위를 부정할 수 있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가족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또한 상속과 건강보험 등에서 동성애 커플의 권리를 종전 가족과 동일하게 인정함으로써(원칙 3 A 및 원칙 17 H), 혈연을 바탕으로 한 가족관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위와 같이 욕야카르타 원칙은 부모의 권위 및 가족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함으로써 가족이 “사회의 자연적이고 기본적인 단위이며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 세계인권선언 제16조 제3항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2)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원칙 19 D는 “공공질서와 공중도덕, 공중보건, 공공안보라는 개념이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의 다양성을 지지하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제한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젠더 퀴어를 옹호하는 표현의 자유가 공공질서와 공중도덕·공중보건·공공안보에 비하여 더 중시되어야 함을 요구한다.

    원칙 19 E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가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바로 이 규정으로 말미암아 동성 간 성행위의 도덕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반대 의견이 억압받을 수 있다. 즉 ‘혐오표현’이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도덕적·학문적·신앙적 표현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이는 다수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컨대 동성 간 성행위를 금지하는 성경에 관한 토론에서 혐오표현을 한 것으로 고발된 스웨덴의 목사에 대한 기소사건을 들 수 있다​1). 이 사건은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서 규정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3)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
    원칙 21은 “국가는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을 이유로 법의 평등한 보호를 거부하거나 차별하는 법, 정책 또는 관행을 정당화하는 데 이러한 권리[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노골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 더 나아가 원칙 21 B는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의 쟁점에 관한 다양한 의견, 신념 및 믿음을 표현·실행·증진하는 것이 인권에 부합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동성애에 대한 반대의사의 표명이 젠더 퀴어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더라도 젠더 퀴어의 권리를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 예컨대, 국가는 예배당에서 동성간 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을 거부하는 종교적 관행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종교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욕야카르타 원칙은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세계인권선언 제18조​2)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나아가 종교기관 및 단체의 도덕적 판단을 금지함으로써 정교분리의 원칙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4) 국가 주권에 대한 침해
    욕야카르타 원칙은 특히 차별금지와 관련하여 국가로 하여금 동성애 친화적인 법규범을 정립하고 이에 따라 해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칙 2 A는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을 금지사유로 한 차별금지원칙을 헌법이나 법률 등에 명시적으로 포함시키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해석론으로 이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금지 관련 규범이 실효적으로 이행될 것을 요구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입법에 의하여 뒷받침이 되지 않을 경우 사법부나 행정부에 의한 법해석으로 말미암아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시키라는 것이다. 입법권의 행사는 국가의 개별적 상황과 사정에 따라 존중되어야 할 주권적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욕야카르타 원칙은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입법에 나설 것을 요구할 뿐 아니라 사법부와 행정부의 법해석으로도 이를 관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국제법상 국가주권원리뿐 아니라 국내법상 민주적 원리에 따른 국가운영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하겠다.
     

    (5) 건강하지 못한 선택의 강요
    욕야카르타 원칙의 전반적인 전제는 동성애 행위나 젠더전환수술 등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는 점이다. 동성애 행위나 젠더전환수술이 갖는 의학적·보건적·심리학적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일부러 무시하면서, 자유 또는 권리라는 이름으로 이를 규범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인적인 건강 문제 이상으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동성커플의 입양 문제이다. 원칙 24 C는 입양과 관련하여 ‘아동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 of the child)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최선의 이익을 판단함에 있어서 동성커플의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이 이와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결혼 부부에게 입양을 허용하는 것이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님은 많은 연구에서 인정되고 있다.


    맺는말

    젠더 퀴어도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인권의 향유자임에는 분명하다. 우리의 헌법이나 국제인권법에서도 이러한 점은 마땅히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젠더 퀴어의 인권 존중은 국가법질서에 의하여 준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따라 동성간 성행위를 하는 것이 권리이므로 이를 제한해서는 아니 된다는 주장이나, 동성간 가족관계의 형성을 당연한 권리로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젠더 퀴어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과 성적 지향에 따른 비이성애적 성행위가 인권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주장이다. 동성간 성행위를 자유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 허용할 것인가, 또는 허용한다고 할 때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국가별로 국민적 합의에 의하여 결정되는 사항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를 헌법적 설명으로 부연하자면, 관점에 따라 동성간 성행위가 일정한 자유나 권리(예컨대 사생활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에 해당된다고 보더라도,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국가별로 상이할 수 밖에 없는 사항을 무시한 채, 동성간 성행위의 자유나 동성간 결혼의 자유를 보편적인 인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無理)이며 억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욕야카르타 원칙을 국제법적 규범으로서 또한 국내법에 당연히 수용되어야 법규범으로 간주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의 금지를 넘어서 젠더 퀴어에 대한 국가적 보호 및 지원을 권리화, 즉 법제화하는 것은 매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이다. 이는 젠더 퀴어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새롭게 규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젠더 퀴어에 대한 배려, 또는 그 이상의 우대조치를 통하여 특별한 지위를 보장하는 등의 새로운 과제를 국가가 떠맡게 된다. 따라서 젠더 퀴어에 대한 법제화는 국가 공동체의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질 사안이지, 국제적 추세나 국제기구의 압력으로 밀어붙일 일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더 퀴어에 대한 국가적 보호를 법제화하고, 이를 반대하는 행위나 표현을 금지하고 심지어 처벌하는 것은 자칫 「동성애독재」(LGBT dictatorship)로 흐를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오늘날 욕야카르타 원칙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만약 그 주장에 나름 근거가 있다면, 이에 상응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주장에 오류가 있거나 부당한 점이 있다면, 분명히 이를 지적하며 그 문제점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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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선필 교수
    서울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취득하였고, 한국입법학회장,한국헌법학회 부회장, 한국공법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현재 홍익대 법대 학장으로 봉직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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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www.becketfund.org/index.php/case/93.html?PHPSESSID=c1324d0ad95ef409ea3f010819e060cf.

    2) 모든 사람은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그리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에는 자신의 종교 또는 신앙을 바꿀 자유도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권리에는 혼자 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또는 사적으로, 자신의 종교나 신앙을 가르치고 실천하고 예배드리고 엄수할 자유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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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신학의 태동과 기독교 신학계에 끼친 폐해

    필자가 젠더 이데올로기(gender ideology)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내린 결론은, 지난 원고들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젠더 이데올로기의 발흥으로 인류 문명사에 대재앙이 도래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음란하고 패역한 성혁명(sexual revolution)으로 이 세상을 성애화(性愛化)시킴으로써 타락과 패륜을 확산시키고, 이성애에 기반한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를 파괴하고 성소수자들(LGBTQIA)의 폴리 아모리(polyamory, 복수연애·다자성애)를 옹호함으로써 가정을 해체시키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신론적·무신론적 시대사조로서 기독교계를 타락시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젠더 이데올로기가 특히 신학계에 끼친 심각한 폐해가 주목할 만한데, 그것은 바로 친(親)동성애적인 퀴어 이론(queer theory)을 발판으로 퀴어신학(queer theology)이라는 이단적인 신학 분파가 태동한 일이다. 퀴어신학은 모든 만물이 유전(流轉)한다고 주장하는 후기 현대적 생성의 철학에 근거하여 인간의 성(性)도 남성이나 여성으로 고정되지 않고, 양성이 자유롭게 유동(流動)한다는 사상의 기반 아래 절대적 진리를 해체시키는 해체주의적 세계관·인간관이 가세하여 만들어낸 신학 사조이다​1).

    특별히 퀴어신학은 낯설고 이상함을 뜻하는 ‘퀴어’(queer)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정통 신학에서 낯설고 이상한 것, 괴기하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배제되어 변두리로 밀려났던 테마를 신학의 중심에 내세우고 이를 억압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신학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여기서 낯설고 이상한 것은 동성애를 전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퀴어신학은 생소하고 괴이한 대상으로 문제시되어 왔던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하고, 비정상적인 동성혼을 정상화하는 데 종국적 목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동성애 및 동성혼의 신학적 정당화와 기독교 전통의 부정
    동성애 및 동성혼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퀴어신학자들은 보수주의 성경학자들의 문자주의적 성경해석을 통해 동성애가 죄악시되었다고 비판하면서 성경에 기록된 동성애를 역사 비평적으로 재해석한다. 퀴어신학의 대부이자 로마가톨릭 신부요, 철학자·심리학자인 다니엘 헬미니악(D. A. Helminiak)은 성경이 동성애를 단죄할 어떤 진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동성애에 관한 한 중립적 견해를 취한다고 시종일관 강변한다​2).

    시카고 신학교의 퀴어신학자 테오도르 제닝스(T. W. Jennings) 또한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의 전통적 관점이 왜곡되었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수의 성경 텍스트들이 동성애 관계와 행위를 긍정함은 물론 찬양까지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성애라는 것이 저주도 아니고 범죄도 아니며,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선물이라고 결론짓는다​3). 심지어 동성과 가까워지려는 욕망이 축하받을 만한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라는 퀴어신학자들의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퀴어신학자들은 동성애 및 동성혼이 죄악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격론을 벌이기도 한다. 특히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가 동성애를 한 번도 질책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성애가 죄악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주장인데, 일례로 만약 예수께서 언급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단정한다면, 같은 논리로 우리는 그가 침묵했던 다른 불의한 행동(예: 근친상간)도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인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동성애가 심각한 죄악이 아니기 때문에 예수가 동성애에 대해 논쟁하지 않은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예수께서 동성애를 거론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1. 구약의 동성애 정죄에 대한 율법적 교리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복음서에서 동성애에 관해 재차 언급하지 않은 것이며, 2. 이방 문화와 달리 성에 관해 매우 보수적이고 일찍이 동성애에 대해 엄격한 교육이 이뤄졌던 1세기 팔레스타인의 유대 문화에서 동성애가 큰 사회문제로 드러난 적이 없기 때문이며, 3.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고대 유대인 사회가 성에 대해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리는 폐쇄적 사회이기 때문에 예수께서 동성애와 같은 패역한 행위에 대해 직접적 언명을 피했다고 볼 수 있다.


    퀴어신학자들의 성경인물에 대한 왜곡과 음란한 성경해석
    퀴어신학자들은 동성애가 죄악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성경 안에 동성애자들이 많다고 유추하면서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그들이 기본 텍스트로 채택하는 헬미니악의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신이 허락하고 인간이 금지한 사랑』은 다윗과 요나단(삼상 18:1, 20:20; 삼하 1:26)의 우정을 위시하여 다윗과 사울(삼상 16:21)의 관계 역시 연인관계로 묘사한다(요나단-다윗-사울의 게이 삼각관계). 또한, 룻과 나오미(룻 4:16)의 관계를 문학작품에 최초로 등장한 레즈비언 로맨스로 추정하고, 다니엘과 환관장도 동성애 관계였을 가능성을 언급한다. 예수께 병든 하인을 고쳐달라고 청원했던 백부장과 종(마 8:5-13)의 관계 역시 동성애 관계라고 주장한다​4).

    퀴어신학자들은 성경의 거의 모든 인물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여 훨씬 더 많이 동성애에 개방적이었을 거라는 무모한 주장도 제기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참람하게도 하나님마저 동성애자로 만들어버린 사실이다. 테오도르 제닝스는 그의 저서 『예수가 사랑한 남자: 신약성서의 동성애 이야기』에서 예수와 어떤 ‘사랑받던 제자’(나사로·부자청년·안드레·요한 등으로 추정) 사이가 동성애 관계였을 개연성을 제기하면서 소위 ‘게이적 성서 읽기’를 시도한다. ‘사랑받던 제자’가 예수의 품에 안겨있는 육체적 친밀함에서 평범한 사제지간이 아닌 동성 간에 육체관계를 나누는 모습이 엿보인다는 것이다(요 13:21-26). 제닝스는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실 때 옷을 벗은 상태였고 제자들이 예수께 바짝 기대었던 것은 성애 관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5),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은 예수가 여자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6).

    지면에 싣기에 대단히 민망하지만, 사태를 냉정하게 직시하기 위해 반드시 지적해야 할 내용이 있다. 이는 곧 동정녀 마리아가 낳은 아기 예수가 남성으로부터 물질적 요소(남성성)를 전혀 물려받지 않고 여성인 마리아로부터만 자양분을 받았으므로, 예수의 몸이 ‘자웅동체’(雌雄同體)라는 주장이다. 이에 예수께서 상황에 따라 남성도 되었다가 여성도 되었다가 유동적으로 바뀌는데, 십자가상에서 창으로 옆구리가 찔린 상처에 대한 해석이 망령되기 이를 데 없다. 그들은 예수의 옆구리 상처를 여성의 몸으로 변화되신 자궁으로 해석하면서, 외부 상처는 여성 성기의 외음부이고, 피와 물은 애액이라는 것이다​7). 또한, 로마가톨릭에서 행해지는 예수의 상처에 수녀들이 입맞추는 의식은 여성화되신 그리스도의 몸과 동성애적으로 구강 성교하는 의식이라는 것이다​8).

    퀴어신학자들은 하나님이 남근(男根)을 지닌 남신(男神)으로서 신자들과 성애(性愛)를 나누는 신이라는 참으로 해괴망측하기 이를 데 없는 신성모독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제라드 롤린(G. Laughlin)은 에스겔 1:27(“그 허리 아래의 모양도 불같아서 사방으로 광채가 나며...”)를 하나님의 성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본문으로 보며, 16:8(“내 옷으로 너를 덮어 벌거벗은 것을 가리고...”)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남성들과 성관계한 것으로 해석한다​9). 그뿐만 아니라 제라르 와드(G. Ward)는 요한복음 20:17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대화하고 그를 붙들려고 시도한 행동을 남성의 입장에 서신 예수님과 마리아가 이성애적 사랑을 주고받은 사건으로 보며, 27절에서 도마가 예수님의 옆구리 상처에 손을 넣는 사건을 여성의 입장에 서서 도마와 더불어 동성애적 사랑을 주고받은 사건으로 해석하기도 한다​10).

    우리는 퀴어신학자들의 성경해석을 보면서 그들이 과연 어떤 마음가짐으로 성경을 읽는지를 간파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우정과 동성애 사이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아서 모든 친밀한 관계는 다 동성애 관계로 간주하는 경향이다. 음란의 프레임에 갇힌 상태에서 성경을 해석하니까 모든 것을 음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의구심도 든다. 그런데 퀴어신학자들은 성경의 다수 인물들을 동성애자로 간주하는 한편으로, 명백히 동성애를 죄악으로 단정한 성경구절들에 대해선 왜곡된 해석이라고 강변하기도 한다. 구약과 신약에는 동성애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구절들(창 19:1-11; 레 18:22; 20:13; 신 23:17-18; 삿 19:16-30; 겔 16;48-50; 롬 1:24-27; 고전 6:9-10; 딤전 1:10; 유 1:7)이 나오는데, 퀴어신학자들은 그동안 보수주의 성경학자들이 이 구절들을 잘못 해석하면서 이성애만을 하나님의 창조질서로 바라보고(이성애 중심적) 동성애를 죄악으로 정죄(동성애 혐오적)해 왔다고 비판한다.

    위의 성구들에 대해 퀴어신학자들이 재해석한 내용을 살펴보노라면, 대단히 어리석은 궤변과 비논리적인 억지주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그들은 성경 전체를 문맥에 따라 읽으면 충분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도 막무가내로 왜곡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특히 ‘소돔과 고모라 사건’(창 19장)이 명약관화하게 동성애와 관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적으로 부정한다. 즉 이 사건이 이방인 약자를 대상으로 집단 강간을 저지른 불법을 지적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류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데 악용되어왔다고 역공격하는 식이다. 과거엔 동성애자들이 자연적 순리에 위배되는 자신들의 부끄러운 행동을 은폐하기에 급급했지만, 오늘날엔 이미 공공연하게 드러난 동성애자들의 비윤리적 행태보다 이성애자들의 혐오가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비난의 화살을 오히려 이성애자들에게 돌림으로써 논점을 흐리기도 한다.


    이성애에 기반한 전통적 결혼 및 가족질서에 대한 비판
    퀴어신학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이성애자들의 혐오를 비판하는 강도보다 훨씬 더 강한 어조로 이성애와 극심한 대립각을 세운다. 특히 그들은 성애와 생식(임신 및 출산)을 관련시키는 이성애 중심주의가 전통 기독교적 성윤리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면서 이것이 동성애 혐오의 뿌리라고 맹렬하게 비난한다. 그러면서 퀴어신학자들은 동성애를 적극적으로 미화하는 만큼 이성애에 기반을 둔 결혼과 가족질서에 강한 적대감을 드러냄으로써 결혼과 가족적 가치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제닝스는 복음서에서 예수가 명백히 성적인 규범을 벗어난 일탈에 대해 크게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던 사람, 성적으로 부정한 행위에 충격을 받지 않고 책망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관대한 태도를 보였던 사람이라면서 성 일탈에 개의치 말고 살 것을 넌지시 암시하기도 한다​11). 이처럼 제닝스의 결혼 및 가족적 가치를 폄하하고 성규범을 괘념치 않는 비윤리적인 방종은 성경에 기반한 기독교적 윤리관에 전적으로 배치되는데, 왜냐하면 성경이 독려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가족생활 중심의 성결한 삶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독교계에서 제닝스의 신성모독적인 성경해석과 건전한 기독교 윤리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에 대해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기독교의 소멸’을 공공연하게 논하는 상황은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15차례나 방한한 바 있는 제닝스가 2018년 8월 한국에서 했던 강연(본래 감신대에서 강연이 예정되었으나 많은 반대로 평화교회연구소로 변경) 제목은 놀랍게도 “기독교 이후 신학”(Post-Christian Theology)이었다​12). 그렇다면 제닝스는 왜 기독교 이후의 신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까?

    20세기 중반 서구세계에서는 기독교가 쇠퇴할 거라는 예단 속에서 ‘신 죽음의 신학’(死神神學, Death of God Theology)이라는 극단적 신학사조가 출현하여 기독교 신앙을 위협했었다. 그런데 주창자는 다름 아닌 제닝스의 스승 토마스 알타이저(Th. Altizer)였다. 제닝스는 한때 존재했던 하나님이 더이상 실존하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가 소멸할 세속 사회가 도래할 거라고 공언함으로써 그의 스승보다 한층 더 급진적으로 나아갔다. 거룩보다 쾌락, 성결보다 방종을 선택한 퀴어신학자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족쇄처럼 부담스러운 존재이기에 이들이 ‘기독교가 사라질 그 이후’를 동경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인 듯하다.


    퀴어신학에 대한 이단 결의의 당위성
    사실상 퀴어신학은 신학이라 명명하기엔 너무나 부적절하고 치명적인 문제점을 내포한다. 퀴어신학은 창조질서로서의 양성(兩性) 질서를 주신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동성애에 천착함으로써 명백히 모든 시대의 인간을 향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탐구하는 기독교 신학의 본질에서 빗나가는 오류를 범한다. 또한 퀴어신학은 반(反)인륜적·비(非)도덕적일 뿐 아니라 괴기스럽고 이상한 성적 관행인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신학의 보편적 주제와 부합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퀴어신학은 하나님의 거룩한 신성을 모독함으로써 성령 훼방죄에 상응하는 죄악을 범한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퀴어신학의 이단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논의가 지지부진했었다. 하지만 이제 퀴어신학의 이단 결의 문제는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으므로 위중한 문제의식 속에서 퀴어신학의 이단성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퀴어신학의 성경해석은 모든 이단의 성경해석 방식처럼 성경구절을 자의적이고 임의대로 자신들의 주장에 꿰어 맞추는데, 즉 자신들이 원하는 성경구절만 끌어내어 억지해석을 하는 행태는 퀴어신학이 다른 이단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별히 퀴어신학이 다른 이단보다 죄질이 훨씬 더 악한 것은, 성결한 하나님의 말씀을 음란한 인간의 말로 치환시킬 뿐만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음란한 잡신으로 전락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게이로 가정하고 성경의 근본을 뿌리째 뒤흔드는 참람한 신학을 이단적이라고 정죄할 수 없다면, 과연 어떤 신학을 이단으로 정죄할 수 있으며 대관절 이단 판정 기준을 어떻게 정할 수 있겠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와 관련된 핵심교리를 왜곡시키는 것이 바로 이단일진대, 퀴어신학은 이단으로 정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2006년 영국에서 발행된 『퀴어 성서 주석』(Queer Bible Commentary)의 한국어 번역이 종결되어 현재 출판을 앞두고 있는데, 이 주석은 성경 66권을 모두 동성애적 관점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성경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퀴어 주석 한글판이 보급되어 퀴어적 해석이 일반화되면, 성경적 윤리관에 대한 강한 충돌과 혼란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농후할 뿐만 아니라, 성경적 가치관을 지키려는 교회와 성도들이 사회적·문화적·제도적으로 공격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미래 세대·대학생 세대에서 동성애 옹호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상당수 크리스천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시대적 조류에 함몰되어 동성애 포용에 앞장서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신학교육 현장에서 일어난 일련의 친(親)동성애적 행보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러한 현실은 퀴어신학의 폐해로부터 신학도들(예비 성직자들)을 보호해야 할 당위적 과제와 책임을 한국교회에 부과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신성을 모독하는 퀴어신학의 이단성에 대해 성경에 입각하여 단호한 입장표명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예비 성직자들이 올바른 신학교육을 받음으로써 인류문명사적 위기에 봉착한 이 시대를 하나님의 진리의 영으로 선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땅의 미래 세대에게 인류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숭고한 가치체계와 건전한 문화유산, 무엇보다도 신실한 신앙전통을 물려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신앙관을 가진 건전한 사회인이자 신실한 신앙인으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퀴어신학을 교리적으로 연구하여 이단으로 정죄하고 신학계를 새롭게 정화하는 갱신에 힘써야 할 것이다.


    동성애에 대한 총체적 연구와 분명한 입장 표명
    여기서 동성애를 명약관화하게 정죄하는 성경의 관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구약의 대표적 말씀인 레위기 18장과 20장에서 우리는 성(性)을 대하는 하나님 선민(選民)의 원칙, 곧 성별(性別) 간의 경계를 넘는 동성애를 엄격히 금지하고(18:22; 20:13) 혈연(血緣) 간의 경계를 넘는 근친상간을 혹독히 금지하고(18:6-18; 20:11-12,14,17,19-21) 생물 종(種)간의 경계를 넘는 수간을 철저히 금지한다는(18:23; 20:15-16) 사실을 발견한다. 특히 하나님께서 동성애를 ‘가증스럽게’(תועבה, toevah) 여기신다고 말씀하는데, 가증함은 인간 존재의 참된 정체성에 어긋나는 도덕적 범죄, 특히 신성모독적 악행에 사용되는 경향이다. 그러므로 동성애는 구약시대에 종교개혁을 단행할 때마다 개혁의 대상으로 간주(왕상 14:22-24; 15:11-12; 22:43-46; 왕하 23:7 etc.)되었는데, 이것은 동성애가 한 사회의 타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신약에서도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입장은 계속 견지되는데, 특히 로마서 1:26-27은 성경 전체에서 동성애에 대한 핵심적 가르침을 제시하면서 레즈비언 성관계도 언급하는 유일한 본문이다. 여기서 바울은 동성애로 인한 폐해를 ‘하나님의 보응’이라고 표현하면서 준엄한 심판의 말씀을 선포한다​13). 그는 모든 동성애가 피조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궁극적 의도와 목적, 곧 창조질서와 경륜을 거슬러 ‘역리로’(παρὰ φύσιν) 나아가는 죄악임을 명시하면서​14)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한다고 선언한다(고전 6:9). 단언하면, 구약과 동일하게 신약에서도 동성애를 가증한 죄로 금지하는 것은 세상과 구별되는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서의 삶의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동성애를 죄악으로 정죄한 성경의 명령에 따라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제정되면서 가장 먼저 금지했던 것이 바로 동성애였는데, 당시 초대 교부들((대표적: 아우구스티누스)은 동성애를 하나님이 정하신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범죄, ‘순리(φύσικὴ)에 역행하는 죄’일 뿐 아니라 부당한 행위로 간주하였다. 중세시대에 들어와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 신학자들(대표적: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은 더욱 공고해짐으로써, 동성애를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는 물론 자연에 어긋나는 죄악으로 정죄한 역사는 20세기 초반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20세기 중후반에 들어와 오랜 세월 음습한 역사 속에 숨어있던 동성애가 사회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일차적으로 기독교의 영적 권위 상실에 기인한다.

    그럼에도 동성애자들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기독교 창조질서 훼파를 통한 기독교 해체)하려는 동성애 옹호세력들의 궤계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사실 장구한 세월 정신의학의 권위자들은 동성애를 심리적 성 정체성 장애(sexual identity disorder)로 인식해왔다. 그러다가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APA)가 정신질환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것은 의학적 논의의 결과가 아니라, 동성애 옹호세력들이 정신의학과 의사들에게 가한 정치적 협박과 폭력으로 말미암은 일이었다​15). 바로 이것이 동성애에 대한 그동안의 역사적 판세를 역전시키는 순간이 됨은 물론, 추후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합리적 토론 자체를 차단시키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는데, 그 재앙적 결과는 진실에 대한 침묵의 강요와 정치적 악용이었다. 이로부터 17년 후 세계보건기구(WHO)가 APA의 결정을 채택함으로써, 오늘날에는 동성애가 ‘자연적 변이’로 간주되는, 그야말로 인류문명의 흑역사가 열리게 되었다.


    반신론적·무신론적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항해야 할 한국 신학계의 과제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반(反)동성애 사역에 있어서 평신도들이 순교를 각오하고 헌신하고 목회자들이 사생결단으로 동역하는 반면, 오히려 신학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현실이 너무나 유감스럽다. 평신도와 목회자는 신학자가 교리를 굳건히 세워 영적·사상적 전쟁을 견인해 주길 기대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부끄럽다. 현재 신학계는 동성애 옹호세력에 점령당한 교육현장에서 강자의 눈치를 보면서 포퓰리즘에 영합하거나, 신성모독 수준으로 음란하게 성경을 재해석하면서 동성애를 미화하는 퀴어신학에 예언자적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젠더 이데올로기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정부기관으로부터 연구비 수혜를 받거나, 글로벌 학술계에서 유명세를 타는 대세도 학자들의 신앙 양심을 마비시키는 사탄의 유혹이다.

    우리나라는 대다수 국민 정서가 동성애를 반대하고, 무엇보다 한국교회 평신도들의 귀중한 자산 때문에 서구교회와 달리 반드시 승리할 거라고 확신해왔지만, 신학계 때문에 전체 한국교회가 힘을 잃을 수도 있지 않을까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이제라도 한국 신학계는 동성애와 퀴어신학, 젠더 이데올로기에 올바른 비판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바로 이때를 위해 신학자로 부르심을 받은” 시대적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시대를 선도(先導)하는 책임을 짊어진 학자는 결코 사사롭게 학문 활동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거시적으로 내다보는 혜안(慧眼)과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 살아있는 학자의 양심으로 시대 문명을 올바른 길로 이끌라고 그 직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기독교 2천 년 역사에서 신학자 중에 순교자가 거의 전무한 상황 속에서 신학자들은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 1:10)는 사도 바울의 경고를 뼈아프게 되새김으로써,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전적으로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신학도들(예비 성직자들)이 올바른 신학교육을 받음으로써, 인류 문명사적 위기에 봉착한 이 시대를 하나님의 진리의 영으로 선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땅의 다음 세대에게 인류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숭고한 가치체계와 건전한 문화유산, 무엇보다도 신실한 신앙전통을 물려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0년 우리는 인류문명사가 대전환을 이루는 총체적 난국의 시대를 맞닥트리고 있다. 필자는 고뇌하던 청년시절 느꼈던 민족과 역사, 하나님 나라에 대한 부담감을 다시금 절감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하루에도 수차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나님, 이 위중한 역사적 국면에 왜 우리를 실존하게 하셨습니까? 왜 이 시대를 우리에게 맡기셨습니까?” 그때마다 깨닫는 것은, 이것이 우리가 감당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깨달은 이상 무조건 감당해야만 하는 숙명적 사명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을 우리 신앙양심이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오직 순종만이 우리가 할 일이라는 사실이다. 필자는 2천 년 교회사를 연구하면서 하나님의 역사가 좁은 길을 걸어가는 극소수의 깨어있는 이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음을 깊이 확신하고 있기에, 모든 기득권과 생명마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사명을 감당하는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다.

    현재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는 인류문명과 서구세계를 대신하여 영적·사상적 대리전(代理戰)을 치르는 중차대한 역사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서구세계의 복음적 교회들은 한국교회가 패륜적 성혁명을 과연 막아낼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면서 중보기도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한국에 선교사들을 보내서 기독교 복음을 전했지만, 이제는 역으로 한국교회가 무너진 서구교회들을 회복시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가 무방비로 젠더주의에 굴복 당했던 서구세계의 잘못된 전철을 지켜보면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라 아니할 수 없다.
     


    영적·사상적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위중한 시대적 책임을 짊어진 한국교회는 의에 살고 의에 죽는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일념으로 헌신하는 가운데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연합하여 다각도로 치밀하게 대처함으로써, 대내적으론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결의함으로 신학적 정체성을 지켜내는 한편으로, 대외적으론 동성혼 합법화를 막아냄으로 건강한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반신론적·무신론적 젠더 이데올로기와 일대 전쟁을 치르면서 성결함을 덧입는 역사적 분수령을 맞이할 뿐만 아니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함으로 개신교 전래 이래 맞닥트린 절체절명의 위기상황도 극복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곽혜원 박사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한세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독일 튀빙엔(T bingen)대학에서 조직신학 박사학위(Dr.thel.)를 받았다. 현재 21세기 교회와 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연구 공동체 <21세기교회와 신학 포럼>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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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원, “퀴어신학에 대한 분석과 비판”, <기독교동성애대책아카데미자료집>(2018.1st), 263.

    2) D. A. Helminiak/김강일 옮김,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신이 허락하고 인간이 금지한 사랑』(서울: 해울, 2003), 초판 & 밀레니엄 개정판 머리말; 182쪽. 

    3) T. W. Jennings/박성훈 옮김, 『예수가 사랑한 남자: 신약성서의 동성애 이야기』(서울: 동연, 2011), 24쪽.

    4) D. A. Helminiak,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181-195쪽. 

    5) T. W. Jennings, 『예수가 사랑한 남자』, 46-72, 138-139쪽 

    6) 같은 책, 291-298쪽 

    7) E. Stuart, “Sacramental Flesh”, in: Queer Theology (MA: Blackwell, 2007), 66. 

    8) A. Hollywood, “Queering the Beguines: Mechhild of Magdeburg, Hadewijch of Anvers.”, in: Queer Theology, 78, 163. 

    9) G. Laughlin, “Omphalos”, in: Queer Theology, 125-126. 

    10) G. Ward, “There is no sexual difference”, in: Queer Theology, 78. 

    11) T. W. Jennings, 『예수가 사랑한 남자』, 354쪽 

    12) “노신학자의 예언 ‘기독교 없는 사회 올 것’”, 「한겨레」(2018.08.30), 

    13) 동성애 옹호세력은 바울이 오늘날과 같은 젠더 정체성(gender identity)에 무지하기 때문에 동성애를 비판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동성애자를 구분하여 일부에게는 관대하고 일부에게는 가혹한 이중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Cf. J. Boswell, Christianity, Social Tolerance and Homosexuality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0), 109ff. 

    14) S. J. Grenz/김대중 옮김, 『환영과 거절 사이에서: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서울: 새물결플러스, 2016), 88-99. 15) 미국정신의학회의 부당하고 불의한 결정은 수십년 간 논란이 됨으로써, 많은 의사들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 다음의 논문을 참조: J. Drescher, “Out of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epathologizing Homosexuality”, Behavioral Sciences 5 (2015), 565-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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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만하면 콘돔써라.  

    얼마 전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성윤리를 교육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을 받고 소그룹으로 성교육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혹시 학교에 외부 강사가 방문해서 성교육을 할 때 오늘 배운 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전화를 해도 좋다고 당부를 하였다. 일주일 후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며칠 전 학교에 외부 강사가 와서 성교육을 했는데 역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과는 너무 달랐다는 것이다. 어떤 내용을 교육받았는지 질문하자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하고 남학생들에게는 음경모형을 교탁위에 올려놓고 강사가 직접 콘돔착용 방법을 보여준 뒤 학생들에게 모두 나와서 한 번씩 콘돔을 모형에 착용해 보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성교육은 그날 1학년에서 3학년까지 모든 남학생들이 원하지 않아도 받아야만 했던 피임교육이었다면서 성교육 강사가 이상한 이야기를 했는데 “엄마가 원하지 않을 때 아빠가 엄마의 손을 강제로 잡는 것도 성폭력이다.”라고 했고 “에이즈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며 약만 잘 먹으면 되는데 약값이 비싸서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모든 에이즈 환자에게 무료로 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은 “학생에게 웬만하면 콘돔을 사용해라.”고 교육해도 되는지 필자에게 물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며 콘돔을 착용해보는 친구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묻자 미끌미끌한 느낌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친구, 환호성을 지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날 학생들은 하루 종일 콘돔에 대한 이야기로 들떠있었고 며칠이 지났지만 자신도 아직 콘돔착용을 할 때의 느낌이 잊혀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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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슈얼리티는 ‘성’의 완전 종합선물세트?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성교육 내용 중 기억나는 것이 있는데 ‘섹슈얼리티’라고 했다. 섹슈얼리티는 단순한 것이 아닌데 어떻게 배웠는지 질문하자 성교육 강사가 와서 ‘섹슈얼리티는 성의 완전 종합선물세트’라고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경기도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섹슈얼리티란? 성도덕, 성과 관련된 제도나 관습, 이데올로기 다양한 성 심리나 문화, 성욕, 성정체성 등 넓은 의미의 성을 의미합니다. 즉 섹스, 젠더, 성별 혹 그와 관련된 모든 담론을 총칭하며 젠더, 성적지향, 성적취향을 모두 가리키는 말로 볼 수 있습니다.’ 고 소개하는 푯말을 벽에 부착시켜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하였다. 생각해보니 이런 성교육을 하는 강사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가장 쉽게 섹슈얼리티를 이해시키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성교육의 급진적인 변화

    필자는 10년 동안 학교와 기관들을 방문하면서 성교육을 하고 있기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2년 전부터 성교육은 성평등교육이나 성인지, 성인권이라는 타이틀로 이루어진다. 보건선생님들은 지침이기 때문에 내용은 어떠하든 이런 제목으로 교육계획안을 제출해달라고 하시고 때로는 내용까지 지침에 따라달라고 요구하실 때도 있다. 간혹 크리스찬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하시는 경우에도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들의 결재가 안 되서 무산되기도 한다. 올해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이후 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담임 선생님들이 무슨 내용인지 복도에서 지켜보다가 낙태에 관련된 교육이 들어가면 갑자기 긴급회의를 하고 민감한 사항을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항의를 해서 생명존중차원이라고 해명을 해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학교나 기관에서 성교육을 할 때는 교육계획안과 강사프로필, 교육내용 ppt가 모두 제출되어야 한다. 예전부터 기본적으로 제출하는 것들이었는데 놀랍게도 이제는 한 가지가 없어졌다. 부모에게 이런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성교육이 진행된다고 알리는 유인물이다. 즉, 이제는 학부모에게 어떤 내용으로 성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유인물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그룹 성교육을 진행하며 학부모피드백 시간 자녀가 어떤 성교육을 받았는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모르고 있고 성교육의 내용이 어떠한지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교육 내용의 변화도 받아들여야 하고 우리 아이만 모르면 이상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지나치게 빠른 피임교육이 가져올 폐해를 알리고 올바른 성윤리가 왜 중요한지 자녀와 학부모에게 다시 교육을 하고 있다.
     

    성교육의 독재국가

    우리나라는 성교육 강사 자격증이 국가 공인자격증이 아니어서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관은 자체적으로 수료증을 발급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기관에서 민간자격증 신청을 하고 심사를 거쳐 자격증을 발급해 왔다. 필자 역시 강사 양성과정을 하고 있기에 올해 초 성교육과 관련된 민간자격증을 신청하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외에는 성교육자격증을 발급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정사를 통해서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아도 보건복지부는 여성가족부에게 위임한 사항이라서 모른다고 하고 여성가족부도 같은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간자격증정보서비스에서 성교육이나 성상담과 관련된 민간자격 검색을 하면 검색결과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기존에 여러 기관이 성교육 강사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었음에도 이제는 검색자체가 안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의뢰를 맡은 행정사 역시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를 만큼 어떠한 공지도 없이 우리는 성교육의 독재국가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가.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메인 화면에 ‘성별다양성 카드뉴스’가 있고 ‘다양성이 경쟁력이다’고 알린다. 또한 기존 양성평등 콘텐츠 플랫폼을 올해 7월 7일부터 ‘젠더온 GenderON(genderon.kigepe.or.kr)’이라는 명칭의 사이트로 새롭게 오픈하였다. 젠더온 플랫폼은 유아에서 성인까지 생애주기별 성평등을 교육할 수 있도록 많은 자료들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하였는데 유아기에도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불평등을 없앨 수 있는 내용의 동영상이 있고, 아동기에는 ‘내 안에 젠더박스’, 청소년기를 클릭하면 ‘성차별이란 벽’, ‘너도 차별언어 들어봤어?’, ‘나는 남성우월주의자입니다’, ‘초등학생들의 혐오놀이’ 등 성평등 동영상 콘텐츠가 있다.
     

    이렇게 최근 우리나라 성교육 현장에서는 동성애를 포함한 다양한 성을 인정하도록 하고 성윤리가 빠진채 과도한 피임위주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성역할의 벽을 허물기 위해 가정 내에서 누가 가장 많은 일을 하는지 체크하면서 아빠의 사회적 역할을 무시하는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의 자녀들이 이렇게 편향된 교육을 받고 올바른 가치를 분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앞으로 젠더이데올로기, 성평등 교육의 실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10대들을 대상으로 어떤 젠더 교육을 하고 있고,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얘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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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화 소장
    다음세대교육연구소 소장, 카도쉬아카데미 공동대표, 성교육 경력10년, CTS 다음세대 크리스찬 성교육클럽(다크성클) 출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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