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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의 에릭G. 엔로우 교수의 'The Abolition of Marriage : 결혼제도의 폐지' 기고는 편집 페이지의 특성상 매거진 원문을 PDF 로 올려드립니다.

    Does Recognizing Same-Sex Marriage Affect Other Marriages? Do Non-Homosexuals Have an Interest in Protecting their Marriages from Proposed Changes?
    위 질문에 대해서 엔로우 교수의 기고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Eric Enlow 교수
    에릭 G. 엔로우 교수는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의 원장이다. 엔로우 원장은 기독교와 법 전문가로서 성경과 체계적이고 역사적인 그리스도와 법의 관계를 다루는 세 가지 과목들을 법률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는 또한 불법행위와 지적재산권법에 대해서도 강의한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출신인 엔로우 원장은 2004년에 가족과 함께 포항으로 이주 해 법률대학원의 교수로 부임했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그는 Yale University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후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Law에서 J.D. 학위를 수여 받았고, Order of the Coif의 회원이다. 로스쿨 졸업 후 그는 제8차 미 연방 순회 항소 법원에서 Richard S. Arnold 판사의 clerk으로 일한바 있으며, 그 후 로펌 Blackwell Sanders Peper Martin에서 지적재산권과 국제법, 항소법의 분야에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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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야카르타 원칙은 젠더 퀴어를 위한 법적 근거인가?  

    "욕야카르타 원칙은 2006.11.6.-9.까지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국제NGO와 국제인권법 관련 연구자들이 모여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관련 이슈에 대하여 정리한 국제인권법 적용의 원칙을 말한다."


    한국에서 동성애자 모임이 최초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993년으로 알려져 있다그 이후 한국에서 동성애자를 비롯한 젠더 퀴어(gender queer)의 존재는 다양한 형태로 부각되었다학계법조계운동가 그룹 등에서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젠더 정체성(gender identity), 간성(intersex) 등을 포함하여 젠더 퀴어에 관하여 치열한 논의가 이뤄졌다젠더 퀴어를 둘러싼 주요 법적 쟁점으로는 동성간 성행위의 비범죄화차별금지법 제정재화·서비스 및 시설 이용의 평등권동성결합의 제도화종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와의 충돌 등이 대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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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동성간 성행위 비범죄화의 주요 대상은 군형법 제92조의6의 적용대상이 되는 동성 군인간 성행위이다여기서 핵심 쟁점은 사적인 공간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동성애가 허용되느냐 여부이다동성 군인간 성행위의 위헌성과 관련하여일찍이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이 세 차례(2002, 2011, 2016)나 이뤄졌고현재에도 다시 심리의 대상이 되고 있다​1). 2018.2.22. 서울북부지원은 동성 군인 간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에 대해 군형법 제92조의6을 적용한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이를 무죄로 선고했다​2).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명시한 차별금지법 제정 여부를 둘러싸고 역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성적 지향 및 젠더 정체성을 차별금지사유로 하는 각종 조례의 제정 및 개정 시도가 수차례 이뤄졌다.

     

    젠더 퀴어들로 하여금 서비스와 시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이에 대한 찬반논의가 생겨났다예컨대 2017.5.12. 서울특별시인권위원회는 서울시립 시설 이용에 있어 젠더 퀴어에 대한 차별 및 인권침해 방지를 권고한 바 있다​3).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성결혼의 허용 또는 동성커플의 법제화가 잇따르자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이와 관련하여 개인의 혼인의 자유와 혼인제도의 헌법적 의미 등이 논점으로 제기되었다.

     

    이외에도 신학교에서 동성애를 지지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그 허용 여부가 쟁점이 된 바 있다. 2018.5.17. 국제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을 맞아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서 무지개색 옷을 입고 채플에 참여하고채플이 끝난 후에 무지개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한 일이 발생하였다이러한 행위를 행한 재학생들에 대하여 학교측은 2018.7. 정학근신사회봉사교수 면담반성문 제출 등의 징계처분을 취하였다연이어 이러한 징계처분의 무효를 다투는 소송절차가 진행되기에 이르렀다.


    젠더 퀴어들의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대표적인 영역이 혐오표현 문제이다퀴어행사에 대하여 반대집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빈발하면서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법률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2018.11. 성별인종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하는 "혐오표현·대응 가이드라인 마련 실태조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위와 같은 젠더 퀴어의 권리주장과 관련하여 그 법적 근거로서 욕야카르타 원칙(Yogyakarta Principles)이 원용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욕야카르타 원칙은 2006.11.6.-9.까지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국제NGO와 국제인권법 관련 연구자들이 모여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관련 이슈에 대하여 정리한 국제인권법 적용의 원칙을 말한다. 10년이 지난 2017년에는 그 개정·보완판에 해당하는 욕야카르타 원칙 플러스 10(Yogyakarta Principles plus 10)이 제정되었다.


    욕야카르타 원칙은 제정 직후 한국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4). 욕야카르타 원칙이 발표된 후, UN 인권이사회는 관련 내용을 참고하여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권고안을 회원국들에게 보냈다당시 노무현 정부는 자신의 공약대로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논의를 진행하였는데이에 따라 법무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발의하기에 이르렀다(2007.12.). 그 이후에도 진보를 주창하는 여러 국회의원들에 의하여 젠더 퀴어를 위한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곤 하였다.

     

    그 뿐 아니라 욕야카르타 원칙은 인권위를 통하여 그 결정의 근거로 원용되곤 하였다인권위가 차별시정 권고결정을 내리면서 그 결정문 별지에 관련 규정으로 욕야카르타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최근 대표적인 예로, 2019.3.20.에 결정한 성전환 수용자에 대한 차별 및 인권침해에 관한 진정사건(17진정0726700)을 들 수 있다위 결정문 10면 각주 2)는 욕야카르타 원칙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관하여 공신력 있는 국제인권기준으로 인정되는 원칙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유엔인권최고대표의 보고서에 인용되고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에 인용되며 몇몇 국가의 법원 판결문에도 등장하는 등 구체적인 사안과 관련하여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인권 보장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으로 인정되면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단정하고 있다이처럼 인권위는 차별시정의 법적 근거로서 욕야카르타 원칙을 의도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과연 욕야카르타 원칙이 우리에게 구속력이 있는 법원(法源)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본 논문의 문제의식이다국제기구에서 자주 언급된 욕야카르타 원칙이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는 헌법 제6조 1항에 따라 대한민국의 법체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욕야카르타 원칙의 등장과 그 배경

    욕야카르타 원칙의 정식 명칭은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관련 국제인권법 적용의 욕야카르타 원칙(Yogyakarta Principles on the Application of International Law in Relation to Issues of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이다이 원칙은 2007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발표되었다.

     

    이 원칙은 젠더 퀴어와 관련한 국제인권법의 적용 기준을 총 29개의 원칙으로 나열한 것으로서현행 국제인권법에 따라 젠더 퀴어가 어떤 권리를 가지며이에 대하여 국가는 어떤 의무를 부담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려는 의도로 제정되었다그래서 욕야카르타 원칙은 세계인권선언문을 비롯하여 유엔의 각종 규약에 나타난 국가 의무들을 젠더 퀴어의 권리보장에 초점을 맞춰 재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다즉 각종 선언문과 규약에 규정된 모든 사람’, ‘인권’ 등의 개념을 젠더 퀴어의 인권 중심으로 달리 해석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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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아가 욕야카르타 원칙을 적극 활용할 목적으로 욕야카르타 원칙에 대한 활동가 가이드(An Activists’ Guide to the Yogyakarta Principles, 이하 가이드”)를 2010년 8월에 발간하였다이 가이드는 욕야카르타 원칙을 더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도구로서각 지역의 적용사례를 수집하여 이를 널리 홍보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이 취지에 맞게 가이드는 제1부 개관 및 법적 기준에 관한 배경2부 욕야카르타 원칙 자세히 보기3부 욕야카르타 원칙의 활용 사례4부 욕야카르타 원칙을 적용하기」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욕야카르타 원칙 10주년을 맞아 이를 보완한 욕야카르타 원칙 플러스 10(이하 플러스 10”)이 2017.11.10.에 채택되었다플러스 10은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외에 젠더 표현(gender expression)과 성징(性徵, sex characteristics)을 포함하여 이들에 관한 9개 원칙과 111개 국가의무를 추가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문서작업을 통하여 젠더 퀴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특히 2006년 욕야카르타 원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젠더 정체성이 드디어(?) 성적 지향과 동일한 수준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5).


    젠더 퀴어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제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개별 국가에서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의무를 나열함으로써, 욕야카르타 원칙은 젠더 퀴어 및 그 옹호자들에 의해 성혁명을 위한 기본 전략과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6).

     

    욕야카르타 원칙의 기초자들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기인한 인권침해 때문에 이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이유로 가해지는 초()사법적(extra-judicial)인 살인, 고문과 부당대우, 강간, 사생활의 침해, 자의적인 구금, 고용 및 교육 기회의 배제, 기타 인권 향유에서의 심각한 차별 등을 구체적인 인권침해사례 유형으로 제시하였다. 젠더 퀴어의 인권에 대한 일관성 있는 법적 보호체계가 미흡하다고 보아 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성과가 바로 욕야카르타 원칙이라고 설명한다​7).


    성소수자를 위한 국제인권법 적용 기준을 만들기로 합의한 후에 이를 담당할 패널의 선정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 패널에는 25개 국가 출신의 29인이 참여하였다​8). 참여자들은 판사·교수 등 전문가, () 유엔인권고등판무관, 국제인권기구·비정부기구의 구성원 등이었는데, 그 다수가 페미니스트 또는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이었다​9). 의도적인지 혹은 우연인지는 알 수 없으나, 29인의 참여자들에 의하여 29개의 원칙이 마련되었다. 욕야카르타 원칙의 제정에는 국제법률가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Jurists)국제인권서비스(International Service for Human Rights)라는 두 국제NGO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기인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법의 적용과 관련한 국제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용역을 수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06116일부터 9일에 걸쳐 개최된 회의에서 여러 참여자들에 의하여 그 초안을 더욱 다듬어졌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욕야카르타 원칙의 보고관(rapporteur)으로서 활동한 Michael O’Flaherty 교수였다. 그는 이를 기초하고 수정하였다. 아일랜드 사람인 그는 당시 유엔인권위원회(UN Human Rights Committee) 멤버이자, 영국 노팅검대학교 인권법교수 겸 인권법센터의 공동소장이었다. 유럽과 유엔 등에서 학자와 실무가로 활동한 그는 201512월부터 유럽연합 기본권국()(the European Union Agency for Fundamental Rights, FRA)의 책임자가 되었다.

     

    2006년 욕야카르타 원칙을 제정하고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은 매우 의도적인 기획의 산물이었다. 일단 모임 장소를 선택함에 있어서 전혀 성소수자 친화적이지 않은 제3세계 지역인 인도네시아를 고른 것이나, 모임의 공동 의장도 일부러 유럽이나 북미 출신이 아닌 태국인 법학교수 Vitit Muntarbhon과 브라질인 활동가 Sonia Onufer Corrêa로 정한 것이 모두 그러하였다. 이러한 기획은 욕야카르타 원칙을 성소수자 친화적인 국제인권기준으로 부각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7년 플러스 10을 만드는 일에는 33인이 참여하였다​10). 이들 역시 국제법 기준에 국가가 따라야 할 것을 강조하며, 이전의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 외에 새로이 젠더 표현성징을 보호영역으로 포함하였다. 그래서 종래 SOGI 대신 SOGIESC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원용되고 있는 2006년 욕야카르타 원칙과 2017년 욕야카르타 원칙 플러스 10의 내용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 위험한 영향력을 확인하는 일은 글로벌 젠더 혁명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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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선필 교수
    서울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취득하였고, 한국입법학회장,한국헌법학회 부회장, 한국공법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현재 홍익대 법대 학장으로 봉직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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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2.17. 인천지방법원이 군형법 제92조의6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이러한 직권제청은 2008년 보통군사법원이 위 조항의 과거 조항인 구 군형법 제92조에 대하여 직권제청 이후 두 번째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등은 2017.7.12. 75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대규모 대리인단을 구성하고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2)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2.22. 선고 2017고단3010 판결.

    3) 시설 이용 관련 성소수자 차별·인권침해 방지에 대한 권고, 서울특별시인권위원회, 2017.5.12.

    4) 2007.11.5. 동성애 옹호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인권프로그램 국장인 스콧 롱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하여 국회의장, 법무부장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수신자로 하여 성적 지향 등을 차별금지사유에서 제외한 것은 역사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근본을 훼손한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 서한은 젠더 퀴어에 대한 차별금지의 근거로서 주요 국제인권조약을 거론하면서 마지막으로 욕야카르타 원칙을 언급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https://www.hrw.org/news/2007/11/05/letter-exclusion-undermines-landmark-bill 참조.

    5) 욕야카르타 원칙을 옹호하는 단체 ARC International 소속 Kim Vance2016년 세계동성애자협회(ILGA) 연례대회에서 그 원칙의 10년 성과를 돌아보며 이와 같이 평가하였다. https://arc-international.net/the-yogyakarta-principles-five-things-every-activist-should-know/. 그 동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VGJfdMqTI2A.

    6) 이러한 관점에서 욕야카르타 원칙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으로는 G. Kuby, 정소영(), ????글로벌 성혁명????, 밝은생각, 2018, 특히 제5.

    7) 이에 관한 설명은 욕야카르타 원칙 등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의 문서들을 참조하였다. http://yogyakartaprinciples.org/principles-en/about-the-yogyakarta-principles/.

    8) 이 패널에 참여하여 욕야카르타 원칙에 서명한 29인에 관한 분석은 나름 의미 있는 연구대상이라고 본다. 거창하게 지식사회학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29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 그들의 사회적 상황을 검토하는 것은 욕야카르타 원칙의 성립 배경을 잘 설명해 줄 것이다.

    9) 젠더 퀴어 인권옹호론자들은 이에 비하여 트랜스젠더 및 인터섹스(間性) 활동가가 고작 둘 뿐이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이처럼 트랜스젠더 및 인터섹스 관련 활동가나 의료계·의학계 전문가들의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에 의료 현황·의학적 논제에 대한 토론이 탈동성애 운동 등의 전환치료에 관한 규탄 중심으로만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에 대한 의제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10) 33인 중 2006년 욕야카르타 원칙에도 참여하였던 사람은 8인이었다. 이 중에는 2006년 욕야카르타 모임의 공동의장이었던 태국인 법학교수 Vitit Muntarbhon과 브라질인 활동가 Sonia Onufer Corrêa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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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황혼과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의 퇴조  

    20세기 후반 독일과 프랑스의 철학과 정치경제학에 지배적인 영향을 행사한 학자는 칼 마르크스와 지그문트 프로이트였다.

    유럽에서 지성계에서 기독교 학문의 르네상스를 주도하는 르네 지라르는 20세기 후반 유럽 지성사를 지배했던 니체, 마르크스, 프로이트와 같은 반열의 학자로 평가받는 대학자다.

    20세기 후반 독일 정치에 깊은 영향을 준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Kritische Theorie)과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 모두 칼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라는 두 기둥위에 세워진 사조라 할 수 있다. 네오마르크스주의는 이탈리아의 그람시, 헝가리의 루카치 등이 1920년대에 주장한 마르크스주의의 분파 사상이다. 


    1960년대의 유럽 신좌파 사상에 영향을 주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 등 막스 호르크하이머를 중심으로 한 아도르노·마르쿠제에 의해 1930년대에 계승된 신좌익 사상이다. 네오마르크스주의 혹은 문화마르크스주의(Kulturmarxismus)를 표방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칼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학문적으로 융합한 학파라 할 수 있다. 아래로부터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 아니라, 유엔과 EU와 같은 기관으로부터 탑다운 방식으로 관철되는 국가페미니즘(Staatsfeminismus)인 젠더 이데올로기의 주요 이론가인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도 문화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며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사상의 융합에서 탄생한 포스트모더니즘과 후기구조주의 철학에 기초한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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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조던 피터슨(Jordan Peterson)과 스티븐 힉스(Stephen Hicks)와 같은 학자들이 강조하듯이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포스트마르크스주의(postmarxism)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의 대표적인 학자로서 해체주의 철학을 표방했던 자크 데리다는 자신의 책 『마르크스의 유령들』이라는 책에서 “해체주의 철학은 마르크스주의의 급진화"(”deconstruction as a radicalization of a certain spirit of Marxism“)라고 주장했다. 데리다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이 네오마르크스주의자들이기에, 최근 스티븐 힉스와 조던 피터슨과 같은 학자들이 잘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듯이 포스트모더니즘과 네오마르크스주의 사이에는 깊은 이데올로기적인 연관성이 존재한다.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이라는 책은 1989년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에 1993년 마르크스주의의 미래에 대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데리다는 1989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에도 사유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변호하고 있다. 포스트모던철학자 미셀 푸코도 프랑스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했고, 이후에는 중국의 마오쩌둥을 숭상하는 마오이즘에 심취하기도 한 학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 유럽의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 민주적 사회주의), 유럽 68 문화혁명 세대 등은 모두 연동되어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네오마르크스주의를 표방했던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 세대들을 한국의 86 민주화 세대와 비교하면서 한국에서도 68 문화혁명이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3 M(Marx, Mao, Marcuse: 마르크스, 마오, 마르쿠제)를 숭상하면서 3 K(Kinder, Küche, Kirche : 자녀, 부엌, 교회)를 거부했던 유럽 신좌파 68 세대들은 또한 프로이트의 제자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의 성혁명에 대한 책을 함께 읽으면서 성공동체도 시도했다. 이 공산주의적 성공동체에는 소아성애도 포함되었었다.



    21세기 유럽 사회민주주의 노선과 문화마르크스주의 퇴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20세기 후반 독일 철학과 정치경제학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독일 프랑크프루트 학파의 비판이론이 이제 황혼기에 접어들게 되었는데, 이는 21세기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 네오마르크스주의적 혹은 문화마르크스주의적 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적 사회주의 노선의 정당들이 크게 약해지고 있는 것과 얽혀있다. 독일의 가장 대중적인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Peter Sloterdijk)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황혼과 죽음에 대해서 최근 말한바 있다. 문화마르크스주의 혹은 철학마르크스주의를 표방했던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의 종말에 대한 논의들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증가하고 있다. 영미권에서도 특히 2005년 이후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종언", "언어학적 전환의 종말," "프랑스 이론(French Theory)의 종말," "(데리다)의 해체주의 철학의 죽음"에 대해서 논한 많은 학문적 연구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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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의 종언과 황혼을 보여주는 풍경은 데리다의 삶에서도 발견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반대철학(counter-philosophy) 운동의 선봉에 섰던 해체주의 철학자 데리다는 생애 후기에 종교적 전환을 해서 그를 추종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자끄 데리다의 기도와 눈물: 종교 없는 종교』라는 책도 후기 데리다의 종교적 전환을 보여준다​1). 데리다는 할례 받은 유대인이었지만, 무신론자로 살았다. 하지만 생애 후기에 그는 유대교 없는 유대인이 되었고, 종교 없는 종교를 가지게 되었다. 데리다는 할례(circumcision)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confession)을 연결해서 써컴페션(Circumfession)이라는 말을 만들어내었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앙고백과의 유사성을 주장한다. 그에게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고뇌한 모델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 뿐 아니라, 어머니의 이름과 다른 정황을 통해서도 성 아우구스티누스와의 비교와 연결을 시도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그의 고백록을 어머니의 사후 저술했다면 데리다는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 직전 저술했다고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 기도했고, 데리다의 어머니도 유대교 전통을 버린 아들이 돌아오길 위해 기도했던 것이다. 물론 후기 데리다의 종교적이고 윤리적 전환에 대해서 그 동안 무신론적, 회의주의적 그리고 허무주의적 해체주의 철학을 주장했던 데리다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충격을 받고, 그 종교적 전환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데리다가 여전히 무신론자로 남아있다고 그들은 본다. 데리다가 정통 유대교로 회귀한 것은 아니고, 그의 생애 후기의 종교적 전환에도 여전히 불충분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의 종교적 전환은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이 21세기에 더 이상 지배적인 사조가 아니며, 이미 퇴조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유럽에서 인문학과 철학은 정치경제학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문명을 변화시켜 왔다. 20세기 후반 유럽 철학과 정치경제학을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두 지배적인 학파와 사조(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의 황혼과 퇴조는 21세기 유럽에서의 네오마르크스주의, 문화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노선(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적 사회주의)의 퇴조와 얽혀있다. 21세기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모두 중도 우파가 집권하고 있다. 프랑스의 젊은 마크롱 대통령도 중국의 마오쩌둥, 베트남의 호치민, 체게바라 등을 영웅시했던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 세대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독일도 중도 우파 정당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민주연합(CDU)이 집권여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통해서 공론화된 것처럼 혹자들은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적 사회주의)가 국내에도 필요한 것처럼 낭만적으로 주장하지만, 독일은 사회주의 노선을 버리고 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이 독일의 미래를 위해서 사회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 사회민주당(SPD) 출신의 전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öder)의 입장을 계승하면서 사회민주당 사무총장인 숄즈(Scholz)는 “사회민주당은 ‘민주적 사회주의’(demokratischer Sozialismus)를 포기해야 한다”고 2003년 주장했다​2). 네오마르크스주의를 표방했던 유럽의 신좌파 그룹인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 세대들에는 3M (Marx, Mao, Marcuse), 곧 마르크스, 마오쩌둥, 마르쿠제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헤르베르트 마르쿠제는 민주적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는 칼 마르크스가 말한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최종 목표을 향한 중간단계라고 주장했다. 마르쿠제는 독일 사민당(SPD) 출신의 슈뢰더 전 독일총리의 멘토였다.



    성혁명, 성정치, 퀴어 이론 그리고 젠더 이데올로기는 사상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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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 지라르의 미메시스 이론을 학제적으로 대화하고 응용하는데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프랑스 에꼴 폴리테크니크 (École Polytechnique)의 사회정치학자이자 스탠포드 대학의 장 삐에르 뒤피 (Jean‐Pierre Dupuy)는 다음과 같이 이 ‘지라르 현상’에 대한 말한 바 있다: "지라르는 하나의 현상이다. 세계의 많은 학자들은 그를 당대에 생존하는 위대한 학자들 중 하나로 평가하며, 또 어떤 이들은 그를 프로이드 혹은 마르크스에 비교하기도 한다. 또한 지라르는 일부 인문과학자들에게는 종종 스캔들로 받아들여진다. 지라르만큼 그 동안 스캔들처럼 폄하를 많이 받은 학자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폄하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지라르에게서 영감을 얻지만, 또한 그것을 숨기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소르본느의 닭이 울기 전에 이러한 학자들은 이렇게 3번이나 다짐한다. ‘나는 이 사람을 알지 못한다’. 지라르의 이론은 바로 이 이론이 겪고 있는 폭력적인 폄하를 설명하고 또한 그것을 예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도발적이다."​3)


    21세기 유럽의 사회주의자들도 사회주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유럽 68 세대들이 시도했던 성혁명은 성공적으로 일어났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68 세대들의 성혁명과 성정치 운동은 21세기 퀴어 이론, 젠더 이데올로기 그리고 동성애 담론 등으로 이어진다. 정치경제 영역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사회주의자들 자신들도 보지만, 성공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사회주의 혁명분야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혁명 운동과 이것과 관련된 성정치 운동이다. 사회주의적(문화마르크스주의적인) 성혁명은 성공적으로 발생했고,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을 글로벌하게 행사할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사회주의 운동에 있어서 환경문제, 다문화정책과 함께 이러한 성혁명적이고 성해방적인 성정치 운동과 젠더 이데올로기는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성혁명이라는 개념 자체가 섹슈얼리티(성)에 대한 프로이트적인 정신분석학과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칼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이 융합되어서 탄생한 개념이다. 『성혁명』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유럽 68 문화혁명 세대들의 성혁명과 성정치 운동의 기원이 된 오스트리아 출신의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는 프로이트의 제자였지만, 이후 정신분석학회에서 추방되었는데, 그 이유는 라이히가 정신분석학회에 공산주의 사상을 도입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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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거나 폐기되어야 한다.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은 일종의 지적인 유행현상이었다는 사실을 학자들은 대체적으로 인정한다. 포스트모던 철학이 지적으로 유행했기에 국내에도 데리다, 라캉에 대한 인지도에 비하면 르네 지라르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미국에 처음으로 데리다와 라캉 등을 소개하고 데뷔시킨 학자가 지라르였는데, 이는 이후 소개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칼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지적인 유산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데 꼭 필요한 르네 지라르의 이론을 소개할 것인데, 우선적으로 소포클레스의 그리스 비극작품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범성욕주의적 오독과 몰이해 위에 기초한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이라는 기초 위에 세워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그리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으로부터 파생된 유럽 68 문화혁명 세대들의 성혁명, 성해방, 성실험, 퀴어 이론 그리고 젠더 이데올로기가 학문적 근거가 없는 사상누각이라는 사실을 르네 지라르의 그리스 비극이해에 기초해서 주장할 것이다. 퀴어 이론과 젠더 이데올로기의 가장 주요한 이론가인 포스트모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등장하는 근친상간(incest) 터부에 대한 폐지까지 주장하는데, 이는 그리스 비극작품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온 사변들일 뿐이다. 르네 지라르는 프로이트와의 지적인 논쟁 속에서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과 부친살해라는 더러운 최악의 하마르티아(죄악, 비극적 결함)를 부지 중에 범한 사실을 이후 깨닫게 되어 자신이 성적으로 범한 어머니와 자신이 살해한 아버지를 눈으로 보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눈을 찌른 오이디푸스를 그리스 폴리스의 파르마코스(인간 희생양) 혹은 희생염소(scapegoat)로 새롭게 해석해 내었다.

    소포클레스 그리스 비극 작품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범성욕주의적 오독과 몰이해로부터 20세기 후반의 각종 광기어린 성혁명, 성해방, 성실험, 성정치 운동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성혁명 운동은 심지어 소아성애, 근친상간, 통음난무, 폴리아모리(다자성애) 등을 점차 탈범죄화하려고 한다. 이러한 논의들은 르네 지라르에 대한 다음의 학문적 소개 이후에 좀 더 깊게 소개될 것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émie française) ‘불멸’의 40인  
    2015년 겨울에 타계한 르네 지라르는 2005년 학자로서 최고의 명예라 할 수 있는 ‘불멸’의 40인이라 불리는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émie française,프랑스 학술원)의 정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불멸’의 40인에 속하는 또 다른 학자인 미셀 세르(Michel Serres)는 2005년 지라르가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정회원으로 선출되었을 때 지라르의 수락연설에 대한 답변에서 지라르를 “인간과학의 새로운 다윈”(nouveau Darwin des sciences humaines)으로 평가했다​4). 지라르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그가 결코 만족하지 않고 열정적인 지성이었다는 점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고 AFP는 전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도 지라르를 국민적인 학자로 자랑해 왔었다. 그가 가르쳤던 미국 스탠퍼드대는 그를 추모하면서 "그의 관심은 유행에 좌우되지 않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들에 기울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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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권 박사
    르네 지라르 이론에 대한 학제적 연구 중심지로 성장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교 조직신학부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신학박사(Dr. theol.)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스부르크 대학교 인문학부의 박사 후기 연구자(postdoctoral research fellow) 과정에서 학제적 연구프로젝트 『세계질서-폭력-종교』 (Weltordnung-Gewalt-Religion), 『정치-종교-예술:갈등과 커뮤니케이션』에서 연구하고 귀국했다. 지라르를 직접 2번 만나 학문적 대화를 나누었다. 한동대학교와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로 가르쳤다. 국제 지라르 학회인 ‘폭력과 종교에 관한 콜로키움’(Colloquium on Violence and Religion)의 정회원으로서 르네 지라르와 불교 연구에 있어서 국제적 인지도를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800여개의 외국논문이 정일권 박사의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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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hn D. Caputo, The Prayers and Tears of Jacques Derrida: Religion without Religion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1997).
    2) https://derstandard.at/1382938/SPD-soll-demokratischen-Sozialismus-aufgeben
    3) Jean-Pierre Dupuy, "Le Christ et le Chaos: Entretiens avec René Girard" (Le Nouvel Observateur no.1554, 18.8.1994, 60). 뒤피의 이 말은 다음의 책에도 번역되어 실렸다: René Girard, Wenn all das beginnt. Ein Gespräch mit Michel Treguer. Aus dem Französischen von Pascale Veldboer (Münster‐Hamburg‐London: Thaur, 1997), 189.
    4) Michel Serres: "Discours de réception. Réponse de M. Michel Serres au discours de M. René Girard," 15.12.2005. 이 연설은 다음의 책에 영어로 번역되어 실렸다: Michel Serres, "Receiving René Girard into the Académie française,” in René Girard and Sandor Goodhart. For René Girard: Essays in Friendship and in Truth (East Lansing: Michigan State University Press, 2009), 5.

  • 54

    요약 

    47만명이라는 대규모의 GWAS를 통해 다음과 같이 연구결과를 제시하였다: 
    ① 동성애 성행동과 관련된 5개의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였다. (유명한 Xq28​1)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
    ② 이들 5개 유전자들은 함께 동성애 행동의 1%를 설명한다. 연구된 수천개의 유전자변이들을 모두 합치면 동성애 행동의 8-25%를 설명한다. 즉 단일의 동성애 유전자(gay gene)는 없다. (과거 동성애 유전자라고 주장되었던 Xq28은 관련이 없었다)
    ③ 동성애 행동과 관련된 유전자들은 여러 인간 행동특성들(예를 들어 우울증, 조현병(정신분열병), 성적 파트너 수가 많음, 마리화나 사용 등)과 유전적으로 유의하게 관련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양극성 장애와 흡연이 많았다) 이런 행동특성들이 많으면 동성애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④ 남자 동성애와 관련된 두 유전자는 각각 남자 대머리와 후각에 관련된 유전자이다.
    ⑤ 동성애는 이성애의 대극이라는 단일한 연속선(continuum) 상의 행동이 아니라 여러 셑트들의 연속선들의 복합체로 추정된다.
    ⑥ 동성애가 발달하는데는 생물학적(유전적) 요인들보다 환경적 내지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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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대, 캠브릿지대, 헬싱키 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주연구자 Andrea Ganna) 영국과 미국에서 약 47만명이라는 사상최대의 규모의 연구대상에 대해 동성애에 대한 GWAS 연구를 시행하여, 2019830Science지에 발표하였다.​2)


    이 연구는 20181019the 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의 학술대회에서 구연으로 발표되었던 것이다. 필자는 당시 이에 대해 해설한 바 있다. 그 같은 연구를 2019830일 학술지 사이언스에 출판한 것이다.

     

    학회 구연 발표 내용과 논문 내용은 같은 내용이지만, 논문은 보다 세밀한 분석을 추가하여 발표하고 있다.

     


    과거의 동성애 GWAS 연구

    201223andMeDrabant ​3)이 학회에서 발표한 바, 23,000명을 대상으로 한 GWAS 연구에서 동성애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유전자 변이는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2017Science Reports에 발표된 Sanders ​4)의 동성애 GWAS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유전자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세 번째 발표된 본 연구는 연구 대상자를 대규모로 늘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련이 있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였다고 한다. (샘플 사이즈가 너무 작으면 미세한 차이가 은폐되고, 샘플사이즈가 너무 크면 사소한 차이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나타난다. 둘 다 통계학적 오류이다)

     

     

    이번 2019년 연구
     

    연구방법

    발표자들은 발표 내용이 예민한 사안이라, 2017년 연구 계획단계부터 온라인에 게시하고 LGBTQ 공동체와 의논하였다고 하며, 발표도 신중하게 한다고 말하였다연구대상은 영국 the uk Biobank의 데이터로부터 408,995, 미국 회사 23andMe의 데이터로부터 68,527, 합계 477522명의 대상자로부터 informed consent를 받고 연구에 참여시켰다.

     

    ※ 동성애 정의 - “최소한 한번 이상 동성애 경험을 하였는가?”하는 질문에 라고 대답한 사람들이다,

     

     

    연구결과

     

    1. 동성애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P<5×108) 관련성을 보인 유전자는 5개 였다.

     

    이들 유전자(DNA) 변이는 비동성애자들에서도 발견되지만, 동성애 행동자들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는 의미이다)

     

    남녀 모두에서 7번 염색체의 rs10261857-7q31.2 12번 염색체의 rs11114975-12q21.31가 동성애 성행위와 유의한 유전적 관련성이 있었다남자에서만 11번 염색체의 rs34730029-11q12.1 15번 염색체의 rs28371400-15q21.3가 동성애 성행위와 유의한 유전적 관련성이 있었다여자에서만 4번 염색체 rs13135637-4p14가 동성애 성행위와 유의한 유전적 관련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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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들 유전자가 동성애 행동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

     

    하나의 단일 유전자로서 동성애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예를 들어 rs34730029 locusGT genotype을 가진 남자가 동성애를 나타낼 확률은 4%이며, TT genotype을 가지는 남자가 보일 확률은 3.6%로서 0.4%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작은 효과가 5개 합치면 1% 정도 된다는 의미이다.

     

    Polygenic Score

    여러 유전자들의 효과가 합쳐진 polygenic scores로 분석하였을 때
     

    유의한 5개 변이가 함께 동성애 변이를 설명하는 polygenic scores는 동성애 발현에의 기여도 매우 낮아 1%이하였다. 5개 유전자 변이를 다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개인이 동성애자 일 확률은 1%라는 것이다.

     

    연구에서 측정된 모든 SNPs들의 효과를 다 합쳐도 그 개인이 동성애자일 확률은 (분석방법 또는 빈도 추정에 따라) 8-25%로 추정된다.


    5개 유전자들의 1%와 전체 유전자들의 8-25% 사이 차이는 수많은 유전적 변이들의 작은 추가적(additive) 효과 때문이다. 이 수많은 작은 효과를 나타내는 유전자들은 대상수가 충분하지 않는 한 GWA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포착되지 않는다.

     

    함의 - 동성애의 유전은 기여도는 작지만 매우 다유전자적(polygenic)하다. 이들 모든 유전자들은 각기 매우 작은 효과를 갖고 있을 뿐인 만큼 이 같은 변이를 통해서 동성애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머지 요인은 정신사회적인 것이다.

     

    동성애 행동도 “nature vs nurture”에서 다른 모든 인간행동과 마찬가지로 생물-정신-사회적 (영적) 이다. 이 연구는 동성애 발달에 정신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3. 동성애 행동과 다른 행동 특성들과의 유전적 관련성
     

    5개 유전자가 동성애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다.

     

    본 연구는 유전연구와 더불어 참여자들의 여러 성격 및 행동 특성(trait) 28가지에 대해 설문 조사하였다. 예를 들어 정신장애의 특성들은 유전성이 높은데, (예를 들어 조현병(정신분열병) 우울증, 불안, 물질남용 등) 정신장애는 동성애자들에게 많다​5). 따라서 이 5개 유전자들과 이들 특성들 간의 유전적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 남녀 모두에서

     

    동성애자 남녀 모두에서 외로움, 경험에 대한 개방성(여러가지 경험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 위험행동(흡연, 마리화나), 섹스파트너 수 많음, 주요우울증, 조현병(정신분열병), ADHD 등이 많았다이런 행동 특성들이 동성애 성행위와 유의한 유전적 관련성이 있는 것이다. 즉 이런 특성들을 많이 가질수록 동성간 성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즉 이런 특성들을 많이 가질수록 동성간 성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두 유전자 변이 rs10261857-7q31.2 및 12번 염색체의 rs11114975-12q21.31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 (논문에 명시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학술대회에서 구연될 때 시사되었다) 이 소견은 동성애자에 정신건강문제(우울증, 약물남용 등)가 많음을 설명한다. 

     


    2) 남자에서


    ① 이번에 남자에서 발견된 11번 염색체의 rs34730029-11q12.1는 후각과 관련된다. 후각과 생식과는 관련성이 높다. 냄새 맡는 행동은 성행동의 기초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게이들에게 체취, 섹스 분비물 등에 특이한 예민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즉 이는 게이에서 동성 끌림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화학물질을 냄새 맡는 능력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관련된 임상 현상으로 Kallmann syndrome이 있다. 이는 사춘기 발달이 늦거나 없으며 후각장애가 동반된다. 


     ② 15번 염색체의 rs28371400-15q21.3는 남성형 대머리와 관련된다. 남성형 대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짧아지고 가늘어지다가 살아지는 것이다. 그 원인은 유전적이며 남성 호르몬 증가와 관련 높다고 한다. 이는 동성애가 성호르몬과 관련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3) 여자에서


    이는 레스비언들이 흔히 나타내는 양극성장애, 흡연, 경험을 즐기는 개방성, 어린 나이에 첫 출산함 등 (그 경로가 낮은 엘빙) 유전적으로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특성은 여성에서만 유의하게 확인된 4번 염색체 rs13135637-4p14와 관련될 것으로 추정된다. 


    * 필자 주  

    ① 결과적으로 남자는 4개의 유전자와 관련되고 여자의 경우 3개의 유전자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개 남자 동성애가 여자 동성애보다 더 집요하고 중독성이 높고 유동성이 적다고 하는바, 이러한 유전자 양상과 관련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② 동성애 행동은 남녀에서 다른 행동 양식이자 특성이며, 남녀 공통의 동질성의 행동양식(특성)이 아니다. 즉 동성을 향한 성욕의 메카니즘이 남녀에서 또는 개인에 따라 틀리다는 것은, 동성애가 일정하게 고정된 기계적인 유전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성행위” 자체는 흥분기-고조기-절정기-해소기로 진행되는 상당히 고정적이고 기계적인 생리반응이다, 즉 성행위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다. 단지 대상이 동성인가, 이성인가, 비인간인가(도착), 또는 자신인가(자위) 하는 것이다)


    4. Complexity and heterogeneity (동성애 유전의 복잡성과 다양성)


    ① 동성애 성행동은 동성끌림, 정체성, 판타지와 강력한 유전적 상관성이 있었다. (같은 유전적 변이와 관련된다는 것 의미)  

    ② 성 파트너의 수도 조사하였다. 동성 성애한 파트너 수/전체 성관계 파트너 수 비율을 계산하여 이를 동성애 유전성과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 이성애와 동성애를 구별하는 유전적 효과는, (전체 성파트너 수 대비 동성애 파트너 수에서 많고 적은) 비율을 구분하는 유전적 효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주연구자 Ganna는 말하기를 전적으로 동성애를 하는가 또는 전적으로 이성애를 하는가(성지남의 binary)는, 양성과도 성관계를 하는 사람들과 유전적으로 틀리다고 말하였다. 즉 섹슈얼리티는 “전적 이성애-전적 동성애” 간의 연속선(continuum)이 아라는 것이다. 이는 유전적 수준에서는 동성애와 이성애간 관계가 single dimension 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동성애 발생은 복잡한 과정이다. (여러 continuum들의 복합이다) 따라서 Kinsey개념은 틀렸다. 그가 만든 동성애-이성애를 축정하는 Kinsey scale은 동성애-이성애 사이를 7단계의 스펙트럼으로 가정하고 중간에 양성애를 두었는데, 동성애 끌림이 클수록 이성에 덜 끌린다는 차원은 킨제이스케일의 근거(전제)였다. 이 전제에 대해 본 연구는 잘못임을 입증한다.


    결론 이성애와 동성애 사이 continuum은 단일하지 않다. (no single continuum) 즉 복잡(complex)하다. 따라서 동성애 연구에 하나의 set의 결과로 동성애를 설명하는 것은 오류일 수 있다. 

     

    5. 이 연구는 유전적 근거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동성애의 사회문화적 맥락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6. 과거 Dean Hamer가 주장하였던 Xq28은 이 연구에서 전혀 유의미하지 않았다. 

    1993년 Dean Hamer 연구가 주장한 Xq28 (X-염색체의 일 부분)의 관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당시 연구는 연관분석-linkage study 였다) Hamer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입증해 주지 않았지만, 이번 대규모 GWAS 연구를, 자신도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본 연구를 찬양하였다.


    7. 연구자 개인의 동성애 옹호 언급들 

    ① Ben Neale (유전학자, MIT and Harvard)는 “동성애는 인류의 변이 중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변이 부분이다. 이는 우리가 게이치유를 시도하거나 그 개발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주장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 이 주장 역시 억지이다.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동성애가 인간의 자연스럽고 정상적 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동성애가 정상이라고 결정한 것은 사회적 이슈 때문이지 과학적 근거에 의한 것이 아니다) 학회가 동성애를 병명에서 뺐다고 해서 동성애가 병적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인간사회에는 병명이 없지만 잘못된 행동이 많다.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치료하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전적으로 유전되는 질병이 있는데, 의학은 그런 병도 연구하고 치료방법을 개발하고 있고 또 성공적으로 치료하거나 그런 환자를 돕고 있다. 신체적 질병(고혈압 당뇨병 같은), 정신장애들(우울증, 조현병, 양극성장애, 등) 등 많은 장애에서 유전적 요인이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에는 143개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어 있고6)​고혈압에서도 수백개의 유전자 변이들이 발견되고 있다.7)

    우울증에 대해서는 2019년 대규모의 3개 연구를 합쳐 80만명의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논문은 우울증에 관련된 유전자변이가 현재까지 102개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8) Schizophrenia Working Group of the Psychiatric Genomics Consortium은 35,000여명의 데이터를 메타분석하여 조현병(정신분열병)에 관련된 108개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였다.9)

    현재 유전병, 정신장애나 신체질병, 또는 암 등에 대해 GWAS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는 의약품 개발이나 예방에 응용된다. 예를 들어 유방암에 대한 특정 유전자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서 미리 유방절제술을 시행한다. 앞으로 특정 유전자를 유전자가위로 잘라내는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특정 행동이 정상이고 치료를 시도하면 안된다는 것은 무리한 이야기 이다. 

    ② J. Fah Sathirapongsasuti (컴퓨터 생물학자, 23andMe)는 “전적으로 유전이거나 전적으로 환경적일 수 없으므로, 또는 비유전적이라 하더라도, 이는 동성애가 “선택”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 이 주장은 억지다. 동성애가 유전된다는 가설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부인하는 연구결과가 나와도 여전히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유전적이든 환경적이든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어 “제대로 교육을 받았다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동성애 충동이든 다른 충동이든 충동을 참을 수 있고, 더 강하게 표현할 수 있고, 바꿀 수도 있다.


    8. 이 연구에 대한 비판  (Economist 등 해설기사에서...)

    ① Qazi Rahman: “연구대상 데이타에 비일관성, 지원자 오류가 있다. 전체 중 일부만 연구에 동의했다(UK Biobank participants에서는 5.5%. and about 1.5 percent of 23andMe’s에서는 1.5%만이 참여했다) 이 낮은 참여율은 연구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 동참을 결정하는 요인도 유전적일 수 있다.”

     - 이는 이런 종류의 연구에는 항상 따라다니는 비판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연구 한계이다. 어쨌든 적절한 수의 대상으로 비교 통제 연구를 하는 수밖에 없다. 

    ② J. Michael Bailey (동성애 유전 연구자): 이 연구는 매우 미약하지만, 그래도 동성애의 유전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더 입증될 것이다. 이 연구는 동성간 성애만 비교하였다. 정체성, 끌림, 성적 환상 등은 연구에 포함하지  않았다. 

    - 본 연구에서 동성 성애, 동성 끌림,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 성적 환상, 등은 서로 유전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중 동성 성애를 통계에 포함시켰을 뿐이다. 
    -또한 이 연구는 동성애의 유전보다 사회문화적 요인을 강조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Bailey는 어찌하던 동성애가 유전된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다. 


    9. 필자의 토론

    1) 지난 30여 년간의 동성애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 역사를 보면 가설이 사회적 진실이 되는 기막힌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런 가설들은 추가 실험에서 재입증 되지 않았고, 여전히 가설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옹호자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바람에, 대중의 마음에 각인되어 자리 잡았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성애가 타고난다 또는 호르몬 때문이다 라고 알고 있다. 상당한 지식인도 그렇고, 기독교 지도자들도 그러하다. 이러한 오류를 근거로 한국 사회는 개방적 성교육이나 차별금지법 같은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동성애의 진실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2) 의학적 임상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샘플 수가 너무 적으면, 실제로 존재하는 차이가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샘플 수가 너무 많으면, 무의미할 수 있는 사소한 차이가 의미있게 검출된다. 이 두가지 상황 모두 통계적 오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진실한 차이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샘플 사이즈가 적절하여야 하는데, 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 

    이번 연구도 대상 수가 47만명이나 되니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유전자가 많이 확인되었다. 현재까지 발표된 3편의 동성애 GWAS 연구 중 어느 것이 적절한 샘플 사이즈를 가졌는지 평가하기 어렵다. 과거 2012년 Drabant 등의 연구나 2017년 Sanders 등의 연구에서는 유의한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샘플 사이즈가 작아서였을 것이다. 이 두 연구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동성애 GWAS가 47만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그 결과는 과학적 진실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이 연구는 실제 임상에서 발견되고 있는 바, 동성애가 정신장애, 물질 남용, 성파트너 수가 많음(문란함), 등 여러 관련 문제행동들과의 유전적 관련성을 입증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는 동성애 원인으로 정신사회적 영향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3) 인간의 행동은 기본적으로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볻잡한 형태로 발달 한다. 그래서 인간은 동물과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동물은 발정기가 되면 교미하지만, 인간의 섹스 표현은 시간제한이 없으며 미묘하고 복잡하다. 동성애는 그런 인간 섹스 중 변이인 것이다. 

    그 변이가 정상범위 내에 있는가 정상범위 밖에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동성애는 정상범위 밖의 변이로 보아 사회에서 통제 당하였다. 이제 동성애 옹호자들은 동성애가 정상범위 안에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중 하나는 동성애가 유전되므로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동성애도 인간의 다른 행동과 같이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더 크게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발달하는 인간의 한 행동양식 중 하나이다. 의학적으로 이는 자명한 사실이다.  이 연구도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사회는 인간의 모든 가능한 행동에 대해 자타에 해가 되지 않도록 또는 도움이 되도록 “통제”한다. 그리고 미리 긍정적이고 생산적 행동이 발달하도록 젊은이들을 교육한다. 이런 노력이 인간 문명사회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을 포함한 일단의 사람들은 사회의 통제를 무조건 “억압”으로 받아들인다.

    서구에서 동성애가 허용된지 수십년이 흘렀다. 그 때문에 오히려 동성애가 정상적이고 긍정적 행동인지 나뿐 죄되는 행동인지 그 “열매를 보아 판단”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금 동성애를 정상화한 서구사회를 보면, 동성애자는 증가하고 있고, 그들의 타락상이 드러나고 있다. 동성애자들에게서 성병, 에이즈, 우울증, 자살, 범죄 등이 변화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에이즈는 공포 때문에 서구에서는 성인층에서는 증가세가 자연 감소하고 있으나, 오히려 새로운 개방적 성교육을 받고 자라나는 젊은 층에서는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유독 에이즈도 젊은 층에서 현재 급증 중이다) 

    이제 동성애의 부정적인 점이 많이 연구되어 드러나고 있다. 이 연구의 중요한 핵심은
    ① 동성애 자체를 유전하는 유전인자는 없다는 것이다. 
    ② 동성애는 몇가지 부정적인 특성들이 동성애 행위와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입증한 것이다. 즉 그러면서 여러 부정적 행동 특징들이 모아져 동성애 행위를 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 동성애의 “과학적 사실”들을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 

    4) 인간행동은 유전적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특정 유전자들이 있어 그 특정 행동이 나타날 확률을 약간 올릴 뿐이다. 본 연구에서 의미있는 유전자들 5개가 동성애 발현에 기여하는 확률은 1%에 불과하다. 
      
    5) 동성애는 과학적 연구가 누적됨에 따라 매우 복잡한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연구는 동성애가 단일 유전자, 이성애에 동성애에 이르는 단일 continuum 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continuum들의 복합이라고 말하고 있다. 동성 성애를 하는가 마는가 하는 것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경로는, 전체 성 파트너 중 얼마나 많은 동성의 사람을 파트너로 삼는가 하는 행동의 유전적 경로는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6) 동성애 문제가 1970년대 정치사회적 문제에서 1990년대 이후 생물의학적 문제로 이동하여 왔다. 2010년대에 이르러 GWAS 같은 첨단 과학적 연구들은 오히려 다시 동성애 문제를 선천성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선택”과 정신사회적 환경의 문제로 돌려보내는 듯하다. 

    동성애와 관련된 유전자가 5개 정도 있다는 것은 100여개가 관련 유전자가 발견되는 우울증 보다, 고치기 쉽다는 의미이다. 스스로 통제하기도 쉽다는 의미하기도 한다.즉  동성애는 선택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생물학적 증거들로 인해 동성애자들은 사회가 동성애를 치료하려거나 간섭하려 할 것이라 예상하여 두려워하기도 한다.

    7) 애초 동성애 옹호자들은 동성애가 유전된다는 것이 입증되면. 그래서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고 말함으로, 동성애가 정상행동으로 인정되고 스티그마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유전되는 또는 타고나는 질병도 많다. 

    동성애가 유전된다 또는 타고난다고 하면 오히려 동성애에 대한 스티그마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즉 대중은 동성애를 나쁘게 말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속으로는 편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거리 두려 할 수 있다. 

    8) 동성애 유전자가 몇 개 있어, 동성애 행동을 알게 되어 일시 또는 한동안 동성애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성애 행동을 한두번 했다고 해서 반드시 동성애자로 평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이유에서 동성 끌림을 가져도 금욕할 수 있다. 더구나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은 자신이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동성애는 “선택”(choice)의 문제일 수 있다. 

    9) 동성애도 삶의 스트레스에 대한 하나의 대응전략일 수 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대해 특정 음식, 작업, 놀이, 스포츠, 특정 성행위, 약물(마약). 등등을 선택하여 대응한다. 심지어 병 앓기도 스트레스 대응으로 이용한다. 병이 발생하면 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동성애는 유전보다 정신사회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크며, 정신장애(노이로제)들과 마찬가지로 과거 정신사회적 환경으로부터의 트라우마와 삶의 스트레스에 대한 비적응적 대응의 하나로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자유의지로 통제 가능한 행동이며, 타인의 도움을 받아 교정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보는데, 이 연구는 그런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본다.

    10) 동성애가 유전인지 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하기 어렵게 되었다. 

    남은 문제는 동성애가 정상적이고 긍정적 행동인지 나쁜 “죄”되는 행동인지 그 “열매를 보아 판단”하여야 한다.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연구는, 막대한 돈을 선천성에 쏟을 것이 아니라, 동성애의 정신사회적 원인과, 치유하는 방법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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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길 교수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250여 편의 논물을 저술하여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선구자상'을 받았다. 대한정신약물학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초대 이사장, 서울 은평병원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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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Hamer DH, et al. (1993). A linkage between DNA markers on the X-chromosome and male sexual orientation. Science 261:321-327. 
    2)Gana, Andrea. et al. Large-scale GWAS reveals insights into the genetic architecture of same-sex sexual behavior.   30 Aug 2019:  Science  2019;365(6456):eaat76930.
    3)Drabant EM, Kiefer AK, Eriksson N, Mountain JL, Francke U, Tung JY, Hinds DA, Do CB 23andMe, Mountain View, CA (2012). Genome wide association study of sexual orientation in a large, web-based cohort. Presented at the 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  annual meeting. Nov  6-10, 2012, San Francisco.
    4)Alan R. Sanders AR, et al.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of Male Sexual Orientation. 
    5) 이미 Dravant 등(2012)이 6,000여명 동성애자들과 15,000여명의 이성애자들의 행동특징을 설문조사한 결과 (정신장애를 제외하고) 남자 동성애자들에게 많은 행동은 다음과 같다: 잘 운다, 운동을 적게 한다. 독신이 많다, 여행을 적게 한다, 군대경험이 적다, 모험심이 적다. 낙관성이 적다. 스트레스가 많다. 냄새 맡는 능력 뛰어나다, 수학 능력이 뒤진다, 일부일처적(monogamous)이지 않다, 자녀가 적다, 성형수술과 지방제거를 많이 한다. 병이 많다(에이즈, 알러지. 간염, 치질, 고혈압, 낮은 HDL) 등. 한편 여자 동성애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양심적이다. 임신경험이 적다. 비만이 많다, 술, 담배 등 중독 장애가 많다, 남자 동성애자에 비해 비교적 monogamous한 편이다, 자녀가 적다, 등. 
    기타 인간관계에서 동성애자, 특히 게이남자들은 남녀 이성애자들보다 안정된 인간관계를 덜 맺는다(Strohm 2006). 동성애자들은 성적으로 문란하여, 일부일처제적 사랑의 의무와 정조를 지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casual sex가 많다(Van de Ven P. 등 1997). 또한 동성애자들은 충동성(impulsivity), 호기심, 쾌락 추구, 음주, 흡연, 약물남용, 안전하지 않은 성행동, 성 폭력, 자살기도, 등의 위험행동들을 많이 한다. 당연히 성매개 질병 감염이 높다. 
    6)Angli Xue A et al. Genome-wide association analyses identify 143 risk variants and putative regulatory mechanisms for type 2 diabetes. Nature Communicationsvolume 2018;(9)Article number: 2941. 
    7)Wang Y. Wang J-G. Genome-Wide Association Studies of Hypertension and Several Other Cardiovascular Diseases. Pulse 2018;6:169–186.
    8)Howard DM. Genome-wide meta-analysis of depression in 807,553 individuals identifies 102 independent variants with replication in a further 1,507,153 individuals. Nat. N eurosci. 2019;22:343–352.
    9)Schizophrenia Working Group of the Psychiatric Genomics ConsortiumBiological insights from 108 schizophrenia-associated genetic loci. Nature. 2014;511:42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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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탈트랜스젠더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방송했던 엄중모씨(30세).
    그는 2012년에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사랑해 결혼하여 화제가 되었고, 2014년 EBS <용서>라는 방송에서는 여자가 되고 싶은 아들과 갈등을 빚는 어머니와 함께 출연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그가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고 트랜스젠더에서 벗어나 유튜브 방송에서 그동안의 과정을 밝혔다. 한때 일본 캐릭터에 심취했었고 성형으로 만들어진 예쁜 여자가 되고 싶어서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트랜스젠더가 되었다가 남자로 돌아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엄중모, 나이는 1990년생 30살입니다. 취미는 퍼즐 맞추기이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현재 인천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5살 때 작은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했습니다. 저보다 2살 위 사촌누나에게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작은아버지에게 수십 차례 따귀를 맞았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였는데 충분히 말로 말씀하셔도 됐을 상황에 심하게 맞게 되어 폭력의 트라우마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때(5살 때부터) 부터 남자를 공포의 대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작은아버지 댁에 저보다 한 살 아래인 막내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작은 아버지가 저와 그 막내 딸을 바꾸자고 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작은 아버지가 너무 무섭고 싫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내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왜 남자로 태어나서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할까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때부터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 트랜드젠더가 되기 전이나 혹은 치료 중 또는 이후 탈트랜스젠더가 된 후 여자를 좋아한 경험이 있었나요?

     

    어릴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고 탈트랜스젠더 이후  2018 8월 즈음 첫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저보다 8살 연상이었던 누나였습니다. 저를 진심으로 대해주고 서로 비슷한 상처가 있었기에 저를 잘 이해해 주던 누나였습니다.”

     


    - 동성애자로 살았을 때 미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저 동성애적인 육체적인 쾌락에 빠져 살고 있었죠. 남자인 제 몸을 저주하면서 아름다운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런 여자가 되어서 멋진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평범하게 그리는 그런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어요. 단순하게 현재를 즐기는 수준에서 쾌락에 탐닉했던 것 같아요

     


    - 호르몬 치료까지 하면서 여자가 되고 싶었는데 어떻게 다시 남자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나요?

     

    호르몬 치료를 26개월 할 때쯤 EBS <용서>라는 프로그램을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출연 이후 얼마 지나고 저희 동네 황 권사님이라는 미용실 원장님의 전도로 H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가서 부목사님을 뵙게 되었고, 목사님께서 저에게 상담을 권유하셨습니다. 목사님과 상담을 약 1년 동안이나 했습니다. 1년간 했던 상담 가운데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여기에 다 담을 수는 없네요.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복음이 어느 날 저에게 들렸고, 이후에 동성애가 죄라는 것이 깨달아져서 다시 돌아오게 된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제가 완벽한 남자라는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후 지금까지 내가 여자가 되고 싶었던 그 삶이 너무나 헛된 것 같아서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자살 시도를 하고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마음속에서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나를 여자로 창조하지 않았다는 음성이었는데 이 음성을 듣고 저는 다시 살게 되었고, 남자로 살아야겠다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 상담을 할 때 힘든 부분이 있었나요? 


    저는 상담을 하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여자가 되고 싶은, 여성의 미에 대해서 집착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여자가 아니었기에 여자로 태어나서 유아기를 거쳐 노년에 이르는 여성성에 대해서는 모른 채 다 만들어진 성형 미인으로서 여자의 모습을 추구했어요. 그러다 보니 늙는다는 것도 매우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자만을 바라보고 살아와서 아직 남자인 제 모습, 남자의 성기를 지닌 채 남자인 제 모습을 보며 상담을 하니 그 부분이 힘들었습니다. 왜 나는 남자로 태어났을까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심리적인 갈등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차츰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나의 현재 모습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내가 남자인 내 모습을 사랑하게 된 것이죠.”

     


    - 트랜스젠더로 살았을 때 경험 중 지금 가장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알고 지내던 게이 친구가 BL(Boys Love;남성간사랑)과 게이 음란물을 저에게 보여줬는데 그것을 보게 된 것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의 세계로 깊이 빠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처음부터 내가 그런 것을 보지 않았다면 이 세계에 그렇게 깊이 빠지지 않았을 텐데 너무 후회되었습니다. 요즘 웹툰이나 영상 중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한 BL(Boys Love; 남성간사랑) 또는 GL(Girls Love; 여성간 사랑) 컨텐츠가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콘텐츠는 매우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10대들에게 동성애 성향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라에서 이런 콘텐츠를 단속하면 좋겠습니다.”

     


    - 현재 어떻게 지내며 어떤 일을 하고 있으신가요?

     

    이전의 삶과 다른 완전한 생물학적인 남성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내가 원래 지어진 나로 살 때 나를 멋지게 살게 해 주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동성애 인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동성애 반대집회에 참석하고, 트랜스젠더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그들이 빨리 거기서 벗어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탈트랜스젠더 이후 예전과 비교해서 가장 바뀐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혼란스러웠던 저 자신의 정체성이 확실해진 것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남자인 내가 싫었는데 이제는 남자인 나 자신을 사랑하고 어디서나 남자로서 나를 부끄럽지 않게 여기고 당당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장도 안하게 되었고, 여자 옷을 좋아했던 이전 모습에서 이제는 여자에게 예쁜 옷을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 과거 여성 호르몬주사의 영향으로 지금도 힘든 부분이 남아 있나요?

     

    호르몬 주사를 오래 맞아서 아직도 여성형 가슴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남성의 가슴으로 돌아올 수도 있어서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호르몬 주사를 맞을 때 요즘 유행하는 예쁜 남자들을 보며 좋아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긴 합니다. 물론 이전처럼은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예뻐지고 싶어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앞으로 결혼에 대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요?

     

    아직 결혼에 대해서는 막연하지만 자상한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훈계할 때는 훈계할 줄 알고 자상하게 고민을 들어줘야 할 때는 들어주고, 아이가 잘하는 게 뭔지 재능을 눈여겨보고 사랑을 심어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 꿈꾸고 있는 일이나 비전이 있나요?

     

    앞으로는 크리스천 투데이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진리와 사실만을 알리고 예수님의 복음으로 저와 같이 기적처럼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죄를 지었으나 회개하여 용서받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간증을 쓰고 싶습니다

     


    - 동성애 또는 트랜스젠더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그 생각과 고민을 혼자서 짊어지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호기심에 호르몬 주사를 시도해 봤다면 그 뒤에 많은 고통이 있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합니다. 호르몬 주사를 맞게 되면 이전보다 더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이제 막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은 제발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남자다움, 남자답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이지만 다소 여성스러운 남자도 있고 남성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남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자답다는 것을 어떤 하나의 정의로 내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완전히 다르게 창조하셨으니 남자로 태어난 그 모습 자체가 남자답다고 생각하고, 남자다움의 차이는 개인마다 다르다고 봅니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이면 있는 모습 그대로가 자신만의 남자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 52

    2차세계대전 직후 미국 정치에 맥카시즘(McCarthysm)으로 알려진 현상이 있었다. 1950년대 미국은 냉전의 위협 속에서 공산주의를 두려워하고 있었다(이를 Red Scare라 한다). 소련의 공산주의자들, 스파이들과 그 동조자들이 미국(특히 정부, 대학, 영화계 등)에 침투하여 국가를 전복시키려 한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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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길 교수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250여 편의 논물을 저술하여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선구자상'을 받았다. 대한정신약물학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초대 이사장, 서울 은평병원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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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

    2015년 영국의 가디언은 설교에서 “사탄적 이슬람”이라는 표현을 한 제임스 맥코 넬(James McConnell) 목사가 기소된 사건을 보도했다. 자유민주주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나라 영국에서 목사가 설교한 내용 때문에 기소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인가? 


    이 나라의 거리에서 “성경은 동성애를 죄 라고 한다”라고 설교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토론토에서 데이빗 린(David Lynn) 목사가 동일한 이유로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그렇다면 무슬림이나 동성애자가 기독교인을 비하하거나 성경을 모욕하면 어떻게 될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일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자유민주주의의 모범이 되어왔던 나라들이 혐오와 차별을 제재한다는 명분 하에 법으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억압하고 있다. 공권력에 의한 자유권 침해를 용납하지 않았던 영국과 캐나다여서 더욱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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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 교수
    서울대에서 법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울산대학교 법학과 교수 및 엘 정책연구원
    (ELI)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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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

    1950~1990: 1948년 미국의 동물학자인 알 프레드 킨제이 (Alfred C. Kinsey, PhD) 박사에 의해 첫 번째 연구보고서인 “인간 남성의 성적 행동2” 과 1953년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보고서인 “인간 여성의 성적 행동3”, 그리고 1957년 성(sexuality)에 대한 신뢰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성행위에 관한 과학적 연구 학회 (Society of the Scientific Study of Sexuality)” 가 설립되면서 동성애에 관한 연구는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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